文 대통령, 트럼프와 전화통화에서 ‘인내심’ 강조…중재외교 또 다시 시험대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비핵화 테이블을 흔드는 몽니를 부리면서 21일 오후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21일 늦은 오후 서울을 출발, 같은 날 저녁 워싱턴에 도착한 후 작년 미국 방문 시에도 머물렀던 영빈관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통역만 배석한 단독회담을 갖고 이후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양 정상은 미북 정상회담 전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미북 양국 간 비핵화 로드맵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청와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재자 역할에 대한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18일 “양측의 다양한 채널이 있으니 그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뜻을 파악하고 서로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곧 있으니 거기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문 대통령이 양국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조율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분석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향신문은 20일 청와대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 문 대통령이 미북이 역지사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상대적 약자인 북한이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하면서 극도로 신중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 미국에 이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북간 인식차를 좁히고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로드맵에 반발, 미북정상회담의 재고려까지 시사했다.


북한은 ‘리비아식 해법’을 거부하고 ‘단계적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각 17일 “김정은은 매우 적절히 보호받을 것”이라고 북한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체제 보장을 언급하고 북한이 노골적으로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을 의식한 듯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 우리는 리비아를 파괴했고 카다피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다. 리비아 모델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북한을 달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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