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대미 쿼터제 시행을 앞두고 제로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미국발 고율의 철강 관세 부과를 면한 대신 받아든 쿼터(Quota·수출입 배당량)제 관련, 앞서 한국철강협회가 각 업체에 제시한 할당량 확정 시한이 다가왔지만 배분 문제를 둘러싼 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철강협회는 매주 업체와 협의회를 열고 현재 시행 중인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을 두고 ‘쿼터 배분’ 문제를 다뤄오고 있다.


쿼터제는 이미 지난 1월 1일을 기산으로 시행 중인 가운데, 각 업체가 엇갈린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한 제로섬(Zero-Sum) 양상으로 번진 상태다.


다시 말해 미국 수출의 할당량이 정해져 있어 한 업체가 수출하면 그만큼 다른 업체가 수출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일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쿼터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의 대미 수출량은 지난 3년(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263만 톤)로 제한됐으며, 이는 지난해 수출량 362만 톤의 74% 수준에 그친 셈이다.


업체별 엇갈린 이해관계…제로섬 양상 심화


이 같은 상황은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은 강관업체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관류를 주로 다루는 세아제강과 넥스틸이 이런 부정적 전망에 포함된 가운데 포스코나 동국제강 등은 판재류를 주로 취급하고 수출국이 다양해 대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넥스틸의 경우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유정용강관에 대한 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아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천신만고 끝에 쿼터를 확보한다고 해도 수출 할당량을 다 소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결국 쿼터제 발표 당시 철강업계에선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했다며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지금은 업체별 이해관계에 따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1일로 기산일이 확정되면서 이미 쿼터를 다 소진한 품목도 존재한다. 총 52개의 쿼터제 대상품목 중 파일용 강관과 방향성 전기강판 등 9개 품목에 대해선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끊겼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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