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지사는 “자유한국당 선거 슬로건을 다시 만듭시다”라고 당의 기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최근 ‘판문점 선언’으로 불리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성과가 호응을 얻으며 이에 대해 ‘위장평화쇼’라고 직격한 홍준표 대표가 역풍을 맞는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당에 고언하는 이미지로 역풍을 피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 지사는 회담 다음 날인 28일에도 자신의 SNS에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평화선언은 무의미하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 국민과 함께 ‘해피엔딩’이 되도록 박수 치고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도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고 묻는 자유한국당의 슬로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슬로건은, 그 함의를 떠나,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국민은 과연 보수가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균형 잡힌 시대정신을 구현할 능력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보수는 여기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지향하는 가치관과 언행의 양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를 상징하는 슬로건부터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보수가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지금 보수는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 지역·세대·계층·성별 간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고 국론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더불어 '쇼크' 수준에 이른 일자리 등 민생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여 “평화의 길이 열린 남북관계의 더 큰 진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답을 찾고 실천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 지사는 “더 이상 국민을 편 가르는 데 앞장서서는 안 된다. 더구나 지방선거에서 현장을 누벼야 하는 후보들의 의견도 묻지 않았다”고 거듭 당 지도부의 기조와 거리를 뒀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대북성과’가 지방선거에도 적잖이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남 지사는 정부여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수로서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다소 과격한 홍준표 대표의 기조에는 적당히 쓴 소리를 하면서 이 국면을 넘기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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