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은행권의 채용비리 후폭풍
‘그들만의 리그’ 은행권의 채용비리 후폭풍
  • 유민주 기자
  • 승인 2018.02.1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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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시중은행 조사 결과에 뿔난 청춘들…‘최소 은수저 돼야....’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금수저 은행’, ‘스카이 은행’, ‘신의 아들’ 등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는 은행권 채용비리를 비난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은행권 채용비리는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이어져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곪았던 부위가 터져버렸다. 지난해 10월 심상정 의원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113대 1의 경쟁률이라 한 끗 차이로 합격 불합격이 갈리는데 이 것을 지켜본 청년과 그 부모의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 아닌가”라며 “우리은행 신입사원 채용시 국정원 자녀, 금감원 임원자녀, VIP 고객 자녀 등이 포함된 공개추천을 받았고 전원 최종합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심 의원은 우리은행 채용비리를 저격했다. 이후 국민들의 분노가 확대되면서, 은행권 채용비리로 조사가 시작됐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2금융권, 금융당국 점검대상에 포함

노동조합, ‘노동자 추천 이사제’ 추진

금융감독당국은 지난해 국감 이후 사상 처음으로 은행권 채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이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11개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대규모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이어 12월 2차 검사에서는 경남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는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채용 업무의 적정성을 검사한 뒤 5개 은행에서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1차 검사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 총 11곳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5개 은행에서 22건의 채용 비리 정황을 포착했다.

최근에는 이 사건들이 검찰로 넘겨진다. 금감원은 지난 4일 KEB하나·KB국민·부산·광주·대구 5개 은행을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대검찰청은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부산·대구·광주·국민·하나은행 등 은행 5곳의 채용 비리 관련 수사 자료를 받아 지검 5곳에 넘겼다”고 밝혔다.

부산은행은 부산지검, 대구은행은 대구지검, 광주은행은 광주지검,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검, 하나은행은 서울서부지검에 각각 수사가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터져버린 폭탄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곳은 하나은행이다. 사외이사 관련자 및 계열 카드사 사장 지인 자녀 등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의혹 6건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또한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의혹 등 7건의 채용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신규채용 당시 하나은행은 사외이사의 지인으로 확인된 지원자가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음에도 전형 공고에도 없던 ‘글로벌 우대’를 적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게다가 불합격 받은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최종 합격시킨 비리도 확인됐다. 계열 카드사 사장의 지인 자녀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대구은행의 채용비리는 각각 3건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측은 “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 신규채용에서 전 사외이사의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공동 840등으로 ‘꼴찌’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전형 인원을 840명에서 870명으로 늘려 해당 전형을 통과시킨 후 최종 합격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대구은행은 은행 임직원 지인 3명을 특혜 채용, 부산은행은 전 국회의원 딸 2명을 특혜 채용한 정황이 발견됐다.

뿔난 학생들

이런 가운데 대학의 학생과 졸업생들, 취업준비생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은행권 채용 비리에 대해 지난 2일 “일명 ‘SKY 대학’ 출신자를 뽑기 위해 이들의 면접점수를 올려 합격시키고, 대신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는 점수를 깎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년단체, 시민단체들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모였다.

이들은 채용비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채용은 기업들이 사회와 약속한 일종의 계약”이라고 강조하며 “채용비리로 입사한 부정 취업자 합격 취소와 피해자 구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한 비리 은행 강력한 처벌, 공정한 채용 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을 위한 법제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기사에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금수저가 아니라 취업 못했네?”, “스카이가 아니라서 죄송”, “엄마 미안”등의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해시태그 ‘#건송합니다’(건국대라서 죄송합니다)는 여러 곳에 퍼지고 있다.

 

 

검찰 수사 현재 진행형

한편, 검찰은 8일 하나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본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서울남부지검은 KB국민은행 채용담당 부서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무실을 특정해 가장 먼저 압수수색을 펼친 바 있다.

이는 금감원이 은행 채용비리가 포착된 22건의 사례와 ‘VIP 추천 리스트’ 등을 적발하고 하나은행(13건), 국민은행(3건), 대구은행(3건), 부산은행(2건), 광주은행(1건) 5곳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데 따른 것.

아울러 이날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채용실태 점검 범위를 제2금융권까지 넓히는 방향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채용비리 신고를 받기로 했으며, 신고 대상은 서류심사·면접결과 조작, 채용 관련 청탁이나 부당한 지시 등이다.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도 신고 사항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되는 내용은 금감원 감찰실과 관련 검사 부서에서만 조회·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신고인의 신분은 비밀을 보장한다”며 “제2금융권에 대한 검사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는 정하지 않았지만 접수 받은 제보를 확인하며 본격적으로 점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과 검찰의 앞으로의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은행권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채용비리를 청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다른 많은 금융사들도 채용비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이 이번 조사에서 배제된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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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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