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김기식(왼쪽) 금감원장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등 금융권 성차별 관련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시절이었던 2015년 5월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찰을 다니는 등 ‘로비용 출장’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5일 “김기식 금감원장은 이쯤에서 자진사퇴하든지, 청와대가 해임을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4000여 금융기관을 관할하는 금감원장 자리가 김 원장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기식 원장의 갑질 이력은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마치 고구마 줄기를 당기듯 줄줄이 덩어리째 나타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19대 정무위 간사라는 직책을 이용해 피감기관들과 대관 업무 담당자들에게 일인당 600만원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반강제적으로 받게 한 것은 그나마 약과”라며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 3077만원으로 본인은 물론 여비서까지 대동해 미국과 유럽을 10일간 다녀왔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그 비용 속에는 항공료와 숙박비 외에 일비 등 용돈까지 챙겨 받았다”며 “외유 직전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다녀와서는 아무 소리 없이 넘어갔는데, 뇌물임이 분명한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김 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무위 간사와 예산결산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2015년 5월 25일 9박 10일 일정으로 여비서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을 방문했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충당됐다.


당시 김 원장을 수행했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직원들은 출장보고서에 “본 출장은 김 의원을 위한 의전 성격으로 현지 기관 섭외에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고 적었고, “국회 결산 심사를 앞두고 의견 사항을 김 의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2015년 7월 정무위 결산 심사가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정무위 간사와 예산결산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에게 로비용 외유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대 국회 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은 김 원장이 유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김 원장의 이러한 로비용 출장 의혹 외에도 “김 원장은 2014년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보좌관을 대동해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오고 항공비와 숙박비 외에 용동 성격의 출장여비(2000불)까지 알뜰히 챙겼다”고 질책했다.


이어 “김 원장은 2014년 10월 21일 정책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공사 직원들이 민원 기업들의 돈으로 해외 출장 간 사실에 대해 ‘명백한 로비이고 접대이니 엄중히 징계하라’고 난리를 쳤다”며 “김 원장이 타인의 허물에는 한없이 매몰차고 모질게 물고 늘어지면서 자신에게는 무한 관용을 보이는 파렴치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저승사자가 공명정대한 일을 매몰차게 한다는 뜻이라면 김 원장을 저승사자라 부르는 것은 사치스러운 별명”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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