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지난 5일 광주 북구 첨단과기로 광주과학기술진흥원 2층 회의실에서 광주현장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호텔에서 카드 결제 내역이 확인되면서 정봉주 전 의원이 고소 취하에 이어 서울시장 출마를 접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데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29일 “정 전 의원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 전에 범죄자로 돌아가야 한다”고 직격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성범죄와 무고죄에 대해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와 같이 질타했다.


하 최고위원은 “정 전 의원이 (전날)입장발표를 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지지자에게는 사과를 했는데, 피해자에게 단 한마디 사과도 없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정 전 의원은 피해자에게 이중인격 살인을 저질렀다”며 “한번은 성추행으로, 한번은 본인이 피해자를 공격하면서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이 댓글폭력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양심이 있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법의 심판 뿐 아니라 양심의 심판을 조금이라도 덜 받기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인터넷 언론매체인 프레시안은 지난 7일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조작 연루설’로 실형을 받아 수감을 앞두고 있던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당시 기자 지망생이었던 A씨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당시 렉싱턴 호텔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서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지난 13일 프레시안 등 언론사 기자 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정 전 의원은 다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에 대해선 고소하지 않았다.


정 전 의원과 진실공방을 벌이던 프레시안도 지난 16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정 전 의원을 고소했고, 지난 27일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 씨는 직접 입을 열었다.


A 씨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진실”이라며 성추행이 없었다던 정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며 성추행 사건 당일 오후 5시께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처럼 A 씨가 직접 입을 열자, 정 전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성추행 의혹 관련 고소를 취하했다.


성추행 날짜로 지목되는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은 렉싱턴 호텔에서 저녁 6시쯤 카드를 사용했던 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당초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사건 당일 렉싱턴 호텔에 방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12월 23일 제가 렉싱턴 호텔에 갔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면서 “제 스스로 당일 오후 6시 43분께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내역을 찾았다”고 시인했다.


정 전 의원은 “저는 당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 카페에 간 기억이 없기 때문에 자연히 그런 행위(성추행)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스스로의 눈으로 결제내역을 직접 확인한 이상 기억이 잘못되었음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제내역이라는 명백한 기록이 당일 렉싱턴 호텔 방문을 증거하고 있는 이상 이를 스스로 공개하는 것만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책임을 지는 길이라 판단했다”며 “따라서 즉각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선 “자숙하고 또 자숙하며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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