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승민, 우리 아직 결혼 安 했어요"…통합신당 상견례 콩가루 경보[뒤끝뉴스]
"철수♥승민, 우리 아직 결혼 安 했어요"…통합신당 상견례 콩가루 경보[뒤끝뉴스]
  • 김은배 기자
  • 승인 2018.01.1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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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부터 잡은 안철수-예단 부족한 유승민 예비부부 ‘기 싸움’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정치색이 다른 두 집안이 혼례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상견례를 넘기 전까지 예단할 수 없는 것이 혼사라 했던가. 신혼산림 차리기도 전부터 예비신랑은 일가친척 절반을 등지고 강행한 결혼인 탓에 하루빨리 식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몸이 바짝 달아있다. 예비신부는 혼수로 가져갈 도지사와 의원들이 자꾸 새 나가려 하는 불안감 때문인지 자신은 결혼한다는 “최종결심을 하지 않았다”며 부족한 예단에 대해 뒷말이 나올까봐 남편 길들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등 따숩고 배부르면 딴 생각 하게 되듯 결혼이 기정사실화 되고 나니까 결혼 자체보다 신혼살림의 주도권을 더 생각하게 되는 상견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셜경제>는 각 당의 반발을 뒤로한 채 강행한 통합추진으로 양당이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향후 주도권과 관련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는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새살림 차리기를 한 꺼풀 들춰 봤다.

‘대표직 조기사퇴 중재안’ 거절 安 폭주 기관차

劉 ‘남경필•김세연 한국당行’에 安 바가지 긁기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지난 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통합한다고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며 “통합신당은 국가 이슈에 대해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고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최근까지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양당간 통합 협의체인 통합추진협의회(통추협)에서 순탄하게 통합 협의를 진행해 나가다가도 ‘햇볕정책’, ‘남북 고위급 회담’ 등의 주제가 화두에 오르면 통합하기로 한 게 언제냐는 듯 으르렁 거리곤 하는 실정이다.

유 대표는 “국민의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통합신당 정체성을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안보관 차이를 빌미로 이른바 박정천(박지원•정동영•천정배)으로 대변되는 호남계 의원들을 통합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유 대표는 통합 초기국면서부터 가장 먼저 ‘햇볕정책’을 거론하며 ‘안보관이 다른 의원들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통합신당 출범 이후 의원 수가 부족한 유 대표가 국민의당계와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노림수로 보기도 한다.

국민의당 개혁신당파 천정배 전 대표는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안 대표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천 전 대표는 또 “유 대표가 ‘(통합은) 안보 위기 해법에 대한 생각이 같은 정당과 하는 것이 맞다’는 말씀도 했다”며 “저는 결국 안 대표가 햇볕정책을 버리고 유 대표의 냉전적 안보관에 동조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가 원하는 것은 안보관을 바탕으로 한 호남계 의원 잘라내기이며 안 대표가 이를 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유 대표가 호남계 의원의 합류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로는 바른정당의 세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바른정당은 작년 11월 ‘한국당 대거 복당’ 국면 이후 11석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마저도 김세연 의원이 남경필 경기지사의 같은날(9일)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10석으로 줄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합신당 전체로 보면 최대한 몸집을 불리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유 대표 입장에선 박정천 등 개혁신당파를 제외한 통합이 향후 내부 주도권을 쥐기 수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얘기다.

유 대표가 통합 시 ‘대표직 사퇴’를 내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달리 거취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돌아갈 집 없는 安, 일단 劉 비위 부터

반면 국민의당 안 대표는 유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화들짝 놀라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안 대표는 유 대표의 발언 다음 날인 8일 기자들을 만나 “기본적으로 (안보관에)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 바른정당에게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도대체 뭘 양보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햇볕정책 등에 대한 양당간 마찰에 관해서도 “새롭게 지금 논의들이 시작되고 있다. 현장에서 충분히 실무 선에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낙관적인 청사진들을 제시하기에 급급했다.

국민의당 전체 의석의 절반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는 개혁신당파의 반발을 무릎 쓰고 통합 강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안 대표 입장에서는 뒤가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안 대표 입장에선 통합신당에서의 지분이나 입지보다도 당장 통합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통합만 완성시킬 수 있다면 다소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유 대표의 손을 붙잡아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유 대표가 안 대표를 좀더 압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도파 속내…安 분가 막는 것이 최선

한편, 국민의당 중도파에 위치한 의원들은 신랑신부가 식장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인정하지 못한 결혼을 중단하고 싶은 일가친척의 마음을 표현하듯 여전히 통합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사실상 그간 국민의당의 몸값을 높여온 캐스팅보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에는 39석이 온전한 지금의 형태가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현가능성은 둘째치더라도 일단은 중재하고 보자는 것이 이들의 입장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박주선 국회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황주용 의원 등 중립파는 안 대표 측 통합신당파와 박정천 측 개혁신당파를 모두 접촉해 ‘통합 추진 대신 안 대표의 조기사퇴와 2선 후퇴를 전제한’ 중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같은 날 ‘여수마라톤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통합 찬반측 각각의 수장격인 안 대표와 박 전 대표 모두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 측에서 절대 받아들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실현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안 대표는 “중재파의 중재안도 본질은 통합이고 통합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어떻게 하면 원만한 통합을 할 것인가.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찾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자신의 통합추진 방식을 굽히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또 “(안 대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사퇴하지 않고 또다시 대표당원들에게 물어보자고 하면 이분들(통합신당파)은 75%로 이미 통과됐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중재안 안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안 대표는 이 부분 역시 같은 골자의 답을 내놨다.

안 대표는 “당원 75%가 통합을 찬성하고 있고 공신력 있는 여러 여론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통합 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고 정치인과 정당은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부분은 통합신당파와 개혁신당파는 이미 설득될 수 없는 서로간의 입장차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을 이미 드러낸 셈이다.

 

국민의당 분열봉합 노력…의미없는 메아리?

이처럼 통합신당파와 개혁신당파 모두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며 분당은 기정사실화가 돼 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중도파의 봉합 움직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중재안이 수용될 경우 안 대표가 사퇴한 빈 자리를 맡을 중립성향의 원외인사로 꼽히는 손학규 상임고문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을 만나보면 양쪽에 내용상으로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안 대표가 조금 더 양보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통합추진은 하 되 안 대표를 조기 사퇴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의당 전체를 통합쪽으로 끌고가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 고문은 “분당한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직도 통합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같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반대파가) 일부 이탈해도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에 힘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게끔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안 대표는 민주정치에서, 남북평화에서 호남이 갖는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꼭 안고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도파인 김동철 원내대표는 “(양당이) 함께하는 방법엔 꼭 통합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바른정당 의원들이 국민의당에 개별 입당하는 방법도 있다”고 통합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개혁신당파가 통합에 갖는 불만을 희석시킬 수 있는 방식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도파는 의원총회를 통해 통합신당파와 개혁신당파를 봉합하기위한 노력을 다시 한 번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원내대표는 9일 오후 의원들에게 오는 1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안 대표가 일정부분 양보하지 않으면 중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데, 그가 지금까지 보여 온 행보를 감안 할 때 최대 대표직 조기사퇴까지 갈 수 있는 중재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미 국민의당이 두 개의 군소정당으로 쪼개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안 대표 입장에서는 새 살림을 차려도 곳곳에 불협화음을 일으킬 요소를 다수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신부 격인 바른정당 유 대표와 한 집안에 들어서더라도 소신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부부가 사사건건 충돌하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선이다.

유 대표가 통합 전부터 안 대표 길들이기에 나서는 등 당장 초기 지도부 구성에 있어서도 누가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될 것이냐에 대한 두 계파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안보관 문제 등에 있어서도 이미 타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줄곧 노출해온 상황이다.

아울러 통합신당은 기존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 의석수 보다 10석가량 비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안에 대한 목소리 마저 원보이스(One voice)가 되지 못한다면 통합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존재감 없는 정당으로 추락할 우려가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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