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 직전 사전환담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거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농담 식으로 ‘안희정 성폭력 기획설’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 직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와 임종석 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의겸 대변인 등 청와대 인사들이 대화를 나눴다.


대화 과정에서 홍 대표는 임 실장에게 “미투 운동인데, (임 실장이)무사한 걸 보니 참 다행”이라고 하자, 임 실장은 “대표님도 무사하신데, 저도 무사해야죠”라고 응수했다.


홍 대표는 이어 농담 섞인 말투로 “안희정 사건 딱 터지니까 제일 첫 번째 임종석이가 기획했다(는 설이 여의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임 실장이 “그런가요”라고 반문하자, 홍 대표는 “임 실장이 기획했다고 이미 소문 다 퍼졌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 면전에서 안 전 지사 성폭력 기획설을 거론한 홍 대표는 오찬 회동 직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농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찬 회동에 배석한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제가 보기에 농담이었다”면서 “오찬 들어가기 전에 서서 차 마시고 있을 때 대통령이 들어오자마자 오찬장으로 이동했고, 임 실장이 좀 늦게 들어왔는데, (홍 대표가 임 실장에게)인사하면서 (농담 식으로 기획설을)말씀하셨고, (과거 국회의원 시절)임 실장과 지역구가 옆에 있어서 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농담을 하신 것 같다”며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홍 대표 간에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홍 대표 간에 언쟁이 조금 있었는데, 홍 대표께서 ‘북한과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대화를 반복하는 동안 북핵 완성이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CIA(미 중앙정보국)보고서에 의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핵이 완성될 수 있다는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시간벌기 회담으로 판명난다면 국민들과 대한민국은 정말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거기에 대한 대한이 있느냐’며 (문 대통령에게)이렇게 질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는 역으로 ‘그렇다면 홍 대표께서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질문했다”며 “홍 대표는 ‘모든 정보와 모든 군사상황과 모든 국제사회의 정보를 총망라하고 있는 대통령께서 그것을 나에게 물으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니까 대통령께서 더 이상 답변이 없었다”고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남북회담이 만약 북핵의 시간벌기용 회담으로 판명난다면 거기에 대한 대책은 없어보였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장 수석대변인은 “회담 말미에 추미애 대표 등 타 정당 대표께서 개헌 문제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홍 대표가 주제에 벗어난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해서 회담이 종료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헤어질 때 홍 대표에게 ‘이런 자리 만들면 또 오실거죠’라고 물어봤고, 홍 대표는 웃으면서 ‘한 번 보고, 올지 결정하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서로 악수하며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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