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정미송 기자 |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온라인 시험 중 집단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돼 해당 과목 전원이 지필 재시험을 치르게 됐다. 인공지능(AI) 활용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대학가의 온라인 시험 신뢰도에 또 한 번 경고등이 켜졌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공과대학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치러진 전공 교과목 ‘공학수학’ 온라인 퀴즈에서 일부 학생들이 시험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험은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려대 학습관리시스템(KU LMS)을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학생들은 퀴즈를 반복 응시할 수 있는 시스템적 허점을 이용해 틀린 답안을 고쳐 다시 제출하는 방식으로 응시 횟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OX형, 단답형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흔적도 일부 발견됐다.
교과목 담당 교수는 “다수 학생이 비정상적으로 퀴즈를 반복 응시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원 종이 시험 방식으로 재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고려대는 최근 교양 과목에서도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1400명이 수강하는 교양 강좌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에서도 오픈채팅방을 통한 부정행위가 확인돼 시험이 전면 무효 처리됐다.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에서도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대학가 전반에 평가 체계의 근본적인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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