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CEO는 18일(현지 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대단한 순간"이지만, "현재의 투자 바람에는 합리적 측면도 있지만 일부 비이성적 요소도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피차이 CEO는 18일(현지 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대단한 순간"이지만, "현재의 투자 바람에는 합리적 측면도 있지만 일부 비이성적 요소도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최근 글로벌 AI 투자 열풍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 일부 존재한다”며 시장 거품 위험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피차이는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대단한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합리적 기대와 비이성적 기대가 공존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피차이는 “AI 거품이 터질 경우 어떤 기업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구글 또한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글이 칩 개발, 유튜브 데이터, 대규모 모델, 연구 역량 등을 모두 보유한 ‘풀스택(full stack)’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충격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가 급등하는 가운데 과열 신호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실제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두 배로 뛰어 3조5000억 달러에 도달했다.

구글은 오픈AI의 급성장을 견제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자사 AI 전용 슈퍼칩을 통해 엔비디아와의 직접 경쟁에도 나서는 상황이다.

특히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순환 거래’ 구조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기업 간 상호 투자와 서비스 구매가 반복되면서 특정 고리에서 자금이 막힐 경우 연쇄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오픈AI는 향후 8년간 1조4000억 달러를 컴퓨팅 파워와 장비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조달 여력에 대한 질문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2분기 오픈AI는 약 120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현 시장 분위기가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미래 성장성을 앞세워 주가가 급등했지만, 2000년대 초 거품이 꺼지며 대규모 파산과 해고 사태가 이어진 바 있다.

피차이는 “인터넷 초기에도 과잉 투자는 있었지만 기술 자체의 중요성은 결국 증명됐다”며 “AI도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투자 열풍에는 분명 비이성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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