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주력 사업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여전히 무능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선 부회장이 올해 3월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다시 올랐지만, HD현대오일뱅크가 적자 전환해서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2022년 3월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 올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손실이 1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1664억원)을 잇지 못했다.
이로써 HD현대오일뱅크가 전년 순이익(1556억원)도 지속하지 못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HD현대오일뱅크의 이 기간 법인세가 527억원에서 –1249억원으로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지적이다.
게다가 경영 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이고 급감했다. 이 기간 HD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이 82%(6142억원→1105억원)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HD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이 15.4%(20조1947억원→23조3126억원) 급증했다.
이에 따른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3%에서 0.5%로 추락했다. 이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1000원치를 팔아 전년 동기 30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5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국제 유가 내림세를 극복했지만, 같은 이유로 영업이익도 급감한 셈이다.
실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3분기 평균 93달러, 95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6달러), 8.7%(9달러) 각각 하락했다. 국제 원유의 하나인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같은 기간 2.9%(82.1달러→79.7달러) 하락에 그쳤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체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유를 들여와 정제 후 고가를 받고 석유제품을 수출한다.
국내 수출 효자 종목 가운데 하나인 석유제품의 9월 수출이 이로 인해 전년 동월보다 17.8%(49억2000만달러→40억4000만달러) 급감했다. 이 기간 우리 수출이 7.5%(547억달러→588달러)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에 대해 “정유 4사가 전년보다 가동률 상승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했지만, 유가 하락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석유제품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재무도 불안하다.
3분기 말 현재 HD현대오일뱅크의 유동비율이 94.6%, 부채비율이 230.7%라서다. 재계가 기업의 지급능력인 유동비율을 200% 이상으로,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인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각각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가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 정유업의 시황 악화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제성이 높은 원유를 도입하고, 정제 이윤이 높은 제품 위주의 최적 운영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재무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 송명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전날 내정한 이유다.
송명준 내정자가 1969년생(55세)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현대건설 재정부 해외금융과로 입사해 현대중공업 중국지주회사 중국지역 재무총괄, HD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HD현대 재무지원실장 겸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았다.
이로 인해 송명준 내정자가 재무 통(通)으로 이름났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가 HD현대(지분율 73.85%, 1억8099만1117주)이며, HD현대 최대 주주가 정몽준 이사장(26.60%, 2101만1330주)이다.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HD현대의 주요 주주(6.12%, 483만7985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