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국내 우유 업계 2강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각각의 방법으로 수익 제고에 나선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이 최근 이사회를 열고, 종전 김선희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선희, 감환석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신임 김환석 대표이사가 2010년부터 영업을 총괄하면서 쌓은 전략과 직전 13년간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 등에서 익힌 마케팅 비법 등을 활용한다는 게 매일유업 복안이다.
여기에 매일유업은 사주 일가인 김선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2009년 매일유업에 합류해 재경본부와 경영기획본부, 경영지원총괄, 기획조정실 등을 거치면서 저지방 우유와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 등을 각각 선보이는 등 사업 다각화 능력도 결합한다.
앞으로 김선희 부회장이 미래 전략사업, 채널, 해외사업 육성과 인재 양성, 조직 체질 개선 등 같은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를 지휘하고, 김환석 사장이 기존 사업에 대한 마케팅과 영업 등 경영 전반을 맡는다.
이중 김선희 부회장은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高) 김복용 회장과 3촌간이며,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김선희 부회장 전략 사업…김환석 사장, 기존 사업 강화 맡아
이를 통해 매일유업은 올해 코로나19 2년차인 2021년 사상 최고 수익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856억원으로 전년(1조5519억원)보다 8.6% 늘면서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매일유업은 2017년 매일홀딩스를 발족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이듬해 1조3006억원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매일유업은 매출 1조원 이상을 지속해 올렸다.
다만, 지난해 매일유업의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보다 30.9%(271억원) 급감하면서, 전년 최고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원자재인 원유 가격과 물류비용 상승에, 우유 소비가 감소한 탓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국민 1인당 우유소비는 2021년 32㎏으로 20년 전보다 12.3%(4.5㎏) 급감한 반면, 지난해 ℓ당 원유 가격은 52원 올라 전년 인상분(21원)보다 2.4배 높았다.
이에 따른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김선희 부회장이 1000원어치를 팔아 전년 57원의 수익을 내다 지난해에는 36원을 번 셈이다.
전년대비 작년 연결기준 매출늘고…영업익·순익 두자리수 급감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하락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ROA와 ROE는 각각 1.5%, 2.9%로 전년보다 6.1%포인트, 12%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순이익이 전년 사상 최고(742억원)보다 80.6%(598억원) 급감한 144억원에 그쳐서다.
매일유업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분업을 강화해 올해 사상 최고 실적에 도전한다.
우선 김선희 부회장이 지난해 우유와 커피 등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자신이 2018년 출시한 셀렉스를 통해 단백질 시장을 정조준한다.
코로나19 대확산 3년간 건강에 대한 국민 관심이 확대하면서 관련 시장이 활성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셀렉스 매출은 출시 이듬해 250억원에서 코로나19 1년차인 이듬해 500억원으로 100%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일동후디스의 단백질 음료에 매일유업의 셀렉스가 밀리고 있다. 올해 새로운 제품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해외사업 등을 강화하고, 다국적 종합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속도를 내겠다. 기존 사업의 성장을 토대로,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심각하다.
같은 요인에 사주가의 마약 복용, 2013년 대리점 갑질, 사주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 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 등도 쇄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요인이 겹치면서 남양유업은 2020년 매출 9489억원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마감했다. 남양유업은 2009년 매출(1조89억원) 1조원 시대를 연 이후 2019년까지 이를 지속했다.
남양업은 사주와 기업의 도덕성 실추와 함께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787억원, 2021년 779억원 영업손실을 보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인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이들 기간 순이익 역시 292억원에서 528억원, 589억원, 784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나타냈다. 지난해 순손실 역시 사상 최고다.
이는 홍원식 회장 등 사주 일가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한다는 뜻으로, 남양유업이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유제품 가격 인상·단백질 사업에 출사표…올초 테이크핏 내놔
남양유업의 최근 3년간 매출은 9489억원, 9561억원, 9647억원 등이다.
남양유업 역시 유제품 가격 인상에 단백질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관련 브랜드 테이크핏을 내놓고, 올초 분말형 단백질 제품 테이크 핏을 출시했다.
남양유업이 단백질 시장 후발 주자인 만큼 제품과 마케팅 차별화가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업계는 강조했다.
이 같은 적자에도 홍원식 회장 등 사주 일가는 자신들의 배를 채웠다. 최근 3년간 보통주에 1000원, 우선주에 1050원 등 모두 8억5000만원 상당을 매년 배당한 것이다.
이중 홍원식 회장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 씨, 동생 명식 씨, 손자 승의 씨 등이 3억8000만원을 챙겼다. 이들 사주 일가가 보통주 38만2146주(53.05%)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현재 남양유업의 이익잉여금이 75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남양유업은 향후에도 배당할 게 유력하다 는 게 증권가 예상이다.
매일유업도 지난달 보통주에 1200원 씩, 86억원을 배당했다.
이중 매일홀딩스가 29억원(243만6514주, 31.06%), 사주 일가와 특수관계인 등이 24억원(196만8125주, 25.01%)을 각각 받는다.
매일홀딩스가 받은 배당금 가운데 김정완 회장 등 사주 일가와 특수관계인 등이 19억원을 가져간다. 매일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김정완 회장(524만9674주, 389.27%) 등 사주 일가와 특수관계인(905만2944주, 65.99%)이다.
매일홀딩스 역시 주당 150원, 19억원을 지난달 배당했으며, 이중 김정완 회장 등이 12억5000만원을 챙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사주와 우호 관계다. 현재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소주주의 이사회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 이사회를 견제하기 위해 전체 주주의 50%의 동의를 얻는 주주 동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사의 지난해 재무는 안정적이다. 유동비율 부문에서 매일유업이 225.5%, 남양유업이 307.8%로, 부채비율의 경우 각각 96.2%, 22.3%로 집계됐다.
기업의 지급능력인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지를 재계는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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