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정우 기자 |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영권을 차바이오그룹에 넘기며 지배구조 슬림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계열사 수를 10~20곳 줄이겠다는 방침 속에서 추가적인 계열사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일 카카오와 차바이오그룹에 따르면, 차케어스와 차AI헬스케어는 카카오헬스케어의 구주를 매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총 43.08%의 지분을 확보했다. 유상증자 이후 카카오의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29.99%로 축소되며, 외부 투자자 지분은 26.93%로 구성된다.
카카오는 이번 매각을 통해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차바이오그룹은 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내재화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차바이오그룹은 현재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국에서 77개의 의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차바이오그룹이 가진 병원·학교·기업 기반의 오프라인 접점을 바탕으로, 자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카카오가 지배구조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한 전사 전략의 일환이다. 정신아 대표는 최근 주주서한에서 99개에 달하는 국내 계열사를 올해 말까지 80여 개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게임즈 산하 자회사 넵튠 지분을 크래프톤에 매각해 계열 제외했고, 카카오VX는 노조 반발과 인수자 부재로 외부 매각 대신 IVG로 이관됐다.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도 흡수합병 방식으로 법인을 해산했다.
2019년 연세의료원과 합작 설립한 파이디지털헬스케어 역시 최근 지분 매각을 통해 카카오 그룹에서 제외됐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와 SM엔터 산하 자회사들이 다음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엔터의 주주구성 변경이 추진된 바 있으나, 현재는 공식 중단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