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의 ‘탈원전’ 무엇이 문제인가(9)

“핵 발전을 흔히들 신의 불꽃이라고 해. 지금은 핵분열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고 있지만, 앞으로는 핵융합을 이용하게 될 거야.”

“핵융합과 핵분열이 어떻게 다른 거예요?”

“둘 다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은 같은데요, 분열 시보다 융합할 때 더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지요. 태양 가장자리 온도와 비슷한 섭씨 1억 도의 열이 납니다.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온도입니다. 그런데 그 열을 담을 용기가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그 문제를 푸는 게 관건이죠.”

“1억 도라... 그야말로 신의 불꽃이군요.”

“그렇지요. 꿈의 청정에너지가 바로 핵융합 에너지죠. 핵융합의 원료가 우라늄이 아니라 물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바닷물 속에는 약 0.015퍼센트의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있습니다. 이 물질들을 뽑아서 융합시키면 플라즈마라는 기체를 얻을 수 있지요. 이 플라즈마가 1억 도가 넘는 온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이거군요.”

“얼마 전에 국가 핵융합 발전소의 K-STAR가 플라즈마 시험 발생에 성공했습니다. 용기를 만드는 기초가 완성된 겁니다. 세계가 깜짝 놀랐지요.”(중략)

“K-STAR가 뭡니까?”

“한국형 핵융합 연구 장치의 이름입니다. 코리아 슈퍼컨덕팅 토카막 어드밴스트 리서치(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의 이니셜을 딴 거지요.”

“핵융합 에너지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사성 폐기물도 원자력 발전의 0.04퍼센트밖에 안 되는 소량만 발생시키지요. 이것 또한 백 년 이내에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고요.”

따라서 원자력 발전처럼 장기적인 폐기물 처리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과 공동 협력하여 5백 메가와트급 핵융합 발전 실험로 ITER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유일의 핵융합 실험로죠.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가 거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분은 9퍼센트입니다.”(졸저 ‘신의 불꽃’에서)

전세계 곳곳에서 ‘인공(人工) 태양’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지구에 구현한 ‘핵융합(核融合) 발전’으로 인류를 에너지 문제에서 영원히 해방시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수십년간 국가와 국제기구 차원에서 추진해온 핵융합 발전에 민간 스타트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2045년 이후로 예상되던 상용화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구글, 쿠웨이트 투자청 등이 핵융합 스타트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영국 원자력에너지청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핵융합 스타트업은 35곳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이 5년 이내에 생겼다. 이들이 끌어 모은 투자금만 18억 달러(약 2조1200억원)에 이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핵융합 열풍을 소개하며 “핵융합이 드디어 주류 에너지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박건형 조선일보 기자)

탄소제로를 향해 세계적으로 가장 앞장서서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기본으로 해서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세계는 원전을 버릴 수 없다고 보고 원전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원전의 발전은 이제 코페르니쿠스적 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핵융합 발전은 온실 가스 발생 제로의 꿈을 달성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도 참여하여 중요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핵융합발전소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미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우리의 K-STAR를 활용할 때가 왔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