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양대산맥 나란히 수익성 악화

▲ CJ홈쇼핑과 GS홈쇼핑이 운영하는 GS샵(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그 일곱 번째로 홈쇼핑업계의 라이벌, ‘GS홈쇼핑 VS CJ오쇼핑’의 맞수 열전을 살펴봤다.


불황 모르고 성장 중 실적 성장 멈춰 부진
주가 역시 52주 신저가 기록하며 ‘하락세’


홈쇼핑은 가정에서 컴퓨터나 전화 등으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온라인 쇼핑몰 등의 상품정보를 보고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초기 홈쇼핑은 무점포 형태의 통신 판매와 구매로 이뤄졌으나 유선방송과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TV나 컴퓨터를 이용한 판매와 구매 방식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실적부진과 주가하락


1977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국내에는 1995년 8월 출발한 유선방송 사업과 함께 시작되었다. 국내 홈쇼핑 시장의 규모는 2004년에 이미 4조원 대를 넘어설 만큼 홈쇼핑 업계는 경기 침체 속에도 나 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홈쇼핑 시장은 지난 20년간 전자기기, 주방용품, 운동기기, 가정용품에 이어 보험, 여행, 패션 등 판매 안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홈쇼핑 업계는 불황을 모르고 성장을 이어가던 중 올해 들어 실적 성장이 멈춰 부진에 빠졌다. 또한 연이은 납품비리 소식과 제 7홈쇼핑이 조만간 출범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홈쇼핑 업계의 양대산맥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나란히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CJ오쇼핑 3분기 매출은 2870억 4700만원, 영업이익 276억 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 1.1%가 감소한 수치이고 영업이익은 16.2%가 줄어든 수치다.


GS홈쇼핑은 매출 2526억 47000만원, 영업이익 274억 8100만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6%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9%가 줄었다.


▲ CJ오쇼핑과 GS홈쇼핑 실적비교(스페셜경제)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업계는 납품비리와 실적 부진, 경쟁업체 등장 예고로 홈쇼핑 관련업체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랭크돼 있는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CJ오쇼핑은 코스닥 시가총액 5위에서 7위(11월 10일 기준)로 GS홈쇼핑은 7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GS홈쇼핑의 경우 올해 1월 2일 주가는 30만 7800원이었다. 11월 3일 18만 3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였고 11월 7일 19만 6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GS홈쇼핑 주가가 연초 대비 63.8%가 하락한 것이다.


CJ오쇼핑 주가는 1월 2일 42만 6100원이었다. 11월 6일 21만 6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달성하고 7일 23만 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CJ홈쇼핑의 주가는 연초 대비 55.3%가 하락했다.


녹녹치 않은 환경


그동안 경기 불황속에서도 홀로 성장을 이어왔던 홈쇼핑 업계였던 만큼 이번 실적 부진의 체감도는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로 불거진 불공정행위에 대해 정부는 고강도 제재 방침을 밝히고 있어 향후 홈쇼핑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분석되어지고 있다. 고강도 제재로 인해 단순한 경고나 시정명령에 그치지 않고 막대한 과징금을 부여할 경우 홈쇼핑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 제품 전용 홈쇼핑을 표방한 제 7홈쇼핑 업체를 내년 6월에 개국할 계획이라고 밝혀 경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는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외 직구 시장이 1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홈쇼핑보다 더 싸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해외직구의 매력은 홈쇼핑 업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해외 유통업체는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나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맞아 큰 폭의 할인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직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분기 홈쇼핑 업체의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시장은 포화상태로 이어지고 경쟁자는 늘어나며 해외 직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홈쇼핑 업계는 돌파구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양사, 실적 극복 위해 모바일 부문에 초점?
각자 유리한 기준 내세워 업계 1위라 자부


돌파구는 무엇?


GS홈쇼핑과 CJ홈쇼핑은 모바일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GS홈쇼핑을 살펴보자면 지난 3분기 모바일 부문 취급액은 1865억원으로 151.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전체 취급액에서 모바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 동기대비 9.9%에서 22.4%로 2배 가량 급증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신장률 또한 191.9%를 기록했다.


GS홈쇼핑이 운영하는 GS모바일 샵은 지난 9월 월간 방문자수가 1198명으로 방문자 유입수가 크게 증가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강자 3사를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6월에 1000만 앱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올해 약 8000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GS샵은 모바일 전용 고객센터와 물류센터를 오픈하며 배송시간을 줄이고 보이는 자동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ARS 서비스는 음성만 지원돼 원하는 내용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보이는 자동주문 서비스는 음성으로 안내되는 내용이 휴대폰 화면에 나타나 ARS음성을 끝까지 듣지 않아도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이어 GS샵은 지난해 4월부터 카카오와 함께 생방송중 시청자 상품평이나 궁금증을 카카오톡을 통해 소개하고 답하는 소통을 이루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카카오페이를 도입해 별도의 앱 다운 없이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모바일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


다만 GS홈쇼핑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앞서 언급했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9%가 줄어든 것인데 이는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벌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GS홈쇼핑 측은 “모바일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었다”면서 “프로모션뿐 아니라 IT기반을 구축하고 모바일 관련 인력을 고용하는 등 모바일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GS홈쇼핑은 모바일 분야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어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CJ오쇼핑은 3분기 모바일 부문 취급액은 14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4%가 증가했다. CJ오쇼핑은 모바일 부문에서 절대강자이다. GS홈쇼핑이 모바일 부문 사업을 개시한 2010년 취급액 8000만원을 기록한 반면, CJ오쇼핑은 18억을 올리며 GS홈쇼핑을 압도했다.


CJ오쇼핑 역시 GS샵과 마찬가지로 일부 방송에서 카카오톡을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톡으로 제품 뒷면을 보고 싶다고 글을 올리면 방송을 진행하는 쇼호스트가 바로 제품을 뒤집어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GS샵처럼 카카오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던 CJ오쇼핑은 올해 3분기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홈쇼핑을 앞질러 가던 CJ오쇼핑은 3분기 모바일 부문 성장률에서 GS홈쇼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CJ오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오클락’과 CJ몰의 운영이 분산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CJ오쇼핑은 모바일 부문 사업계획을 보완해 CJ몰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오클락과 CJ몰을 개편해 통합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양사가 모바일 부문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스마트폰 보급으로 TV시청률도 점차 하락하는 실정이어서 모바일 부문 강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바일 부문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TV채널에 비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업계 1위 놓고 대립각


이처럼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업계 1위 기준을 놓고 각을 세우고 있다. CJ오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앞서면서 업계 1위라고 자부하고 있고 GS홈쇼핑은 취급액에서 앞선다는 점을 들어 1위라고 맞서고 있다.


단순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앞서는 CJ오쇼핑이 업계 1위가 당연하지만 취급액을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취급액은 소비자에게 판매한 전체 금액의 합계를 뜻한다. 제조원가 등 제조업체 몫을 뺀 나머지를 취급액이라 한다.


예를 들자면 10만원짜리 제품 10개가 팔렸다면 100만원이 취급액이다. 이중 홈쇼핑 업체의 수수료율이 30%라면 홈쇼핑 업체가 가져가는 금액은 30만원이고 이 금액이 홈쇼핑 업체의 매출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백화점이나 오픈마켓 등) 점유율을 따질 때 회계매출이 아닌 취급액을 비교하기 때문에 얼마나 고객에게 많은 상품을 팔았는지 따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CJ오쇼핑이 앞서고 있지만 취급액을 비교하면 GS홈쇼핑이 우위에 있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취급액은 3조 23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1% 성장했다. 반면 CJ오쇼핑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대비 7.6%늘어난 3조 715억원이다. 이는 GS홈쇼핑이 CJ홈쇼핑 보다 취급액면에서 앞서 있는 것이다.


CJ오쇼핑이 매출에서는 GS홈쇼핑을 앞서고 있으나 취급액에서 뒤처지는 원인은 CJ오쇼핑 매출에는 제품 판매 수수료 외에 자체브랜드(PB) 제품 강화에 따라 제품단가도 포함되기 때문에 회계상의 매출이 더 커지는 왜곡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지난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취급액에서도 GS홈쇼핑을 눌렀으나 2분기에 다시 GS홈쇼핑에 자리를 내줬다.


유통업계는 전통적으로 취급액을 기준으로 외형을 따져왔지만 취급액 같은 경우는 회계매출처럼 공시의무가 아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공시가 의무상황인 매출이 외형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각자 유리한 기준을 내세워 업계 1위를 놓고 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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