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名家 ‘정통성’ 강조‥‘시대흐름’ 반영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아파트 ‘브랜드’도 경쟁력이다.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선호도가 갈리기 때문에 네이밍 작업부터 여간 까다로운 작업을 거치는 것이 아니다.

최근 감정가 50억원을 기록한 갤러리아 포레(Galleria Foret)는 ‘갤러리’의 의미와 불어로 숲을 의미하는 ‘포레’(Foret)의 합성어다. 이러한 이름에 걸맞게 갤러리아 포레 1층 상가에는 ‘아틀리에 아키’라는 실제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최고급아파트 ‘하이페리온’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태양신을 의미하는 말로, 높은 곳에 있는 자라는 뜻이다.

이러한 아파트명은 남들과 특화된 또 이러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브랜드 가치를 더하기 때문에 ‘브랜드’에 따라 ‘生死’가 갈리는 것이다. 이에 <스페셜경제>에서는 이러한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의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4만건 이르는 국민공모 통해 브랜드명 변경 ‘눈길’
오랜 역사, 신뢰 강조‥2006년 9월 탄생 ‘런칭 2기’


최근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꺾고 시공능력평가 기준 1위로 올라서면서 현대건설이 2위로 순위가 한 단계 하락했지만, 건설사별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시공능력을 보면 현대건설이 10조4852억원으로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정주영 회장이 지난 1947년 설립한 종합건설업체의 명맥이 여전히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지난 1980년대 선보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지금도 여전히 ‘부촌’의 상징이다.

이러한 점을 미뤄 봤을 때 현대건설의 ‘현대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현대건설은 부촌의 상징이라고 인식된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교체한 것일까.


4만 여건에 달하는 국민 공모?

현재 현대건설의 대표적 아파트 브랜드는 ‘힐스테이트’다. 현대건설은 그간 ‘현대아파트’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고의 건설회사는 경영실적뿐만 아니라 고객과 가장 밀착돼 있는 브랜드에서도 최고가 돼야 한다고 판단, ‘뉴 브랜드 TFT 구축’을 시작으로 브랜드 런칭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수많은 사내의견과 더불어 4만 여건에 달하는 국민 공모를 진행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만 여건에 달하는 국민 공모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커다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했다”고 표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 속에서 건설명가 현대건설의 정통성을 알리는 ‘H’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런칭에 접근해 갔으며, 마침내 지난 2006년 9월 최종적으로 ‘힐스테이트’로 브랜드를 결정하게 됐다.

‘H’를 통해 현대건설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대 흐름과 변화를 반영한 세련된 디자인과 서체 등을 반영해, 고품격 아파트 브랜드의 대명사인 ‘힐스테이트’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현대건설의 규모, 역사 및 신뢰 등 ‘현대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되 새로운 브랜드와 연계시키는 중요한 장치가 브랜드 개발의 핵심이다.

2006년 9월 탄생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올해로 런칭 8주년을 맞게 됐는데, 이러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는 셈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지난 2009년 런칭 2기를 맞으면서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를 위한 최고의 아파트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Hillstate)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하는 집,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아파트로, 사는 이의 철학이 담긴 아파트를 지향하고 있다.

‘최고를 위한 최고의 아파트’로 즉, 자부심을 갖고 후대에 영원이 남을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런 브랜드가치는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다운타운은 상업지역, 업타운은 주거 중심지역으로 발전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대 'Hill'이라는 지명이 붙은 지역에 고급 주택단지가 조성된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비벌리힐즈 등에는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사는 초호화 저택이 들어서 있어 주변지역에서는 Hill에 산다는 것을 사회적인 성공과 경제적인 여유를 얻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현대건설 또한 힐스테이트를 통해 이 같은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


개개인의 삶, 더 풍요롭게


그렇다고 무작정 비버리힐즈를 따라한 것은 아니다. 가치는 전달하되 수많은 집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선사하고자 했다.

개개인이 살고 있는 그 집 속에는 개인의 인생이, 행복이 때로는 슬픔도 존재한다. 여기에는 누구도 똑같이 획일화된 삶을 원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만의 삶을 누릴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색을 채워가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것이 현대건설의 목표라는 것.


디자이너가 개발한 색채 디자인


현대건설은 ▲맞춤형 평면(Wise Grid Haus) ▲유비쿼터스 시스템 등 힐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현해내고 있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여타 건설사와 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아파트의 외관과 조경 역시 최근 아파트 건설 측면에서 상당히 강조되고 있지만 이 보다 한발 앞서 세계적인 색채 디자이너와 협력해 ‘힐스테이트 통합 색채 디자인’을 개발, 발표하고 있는 것.

흔히 아파트 혼자 ‘섬’처럼 지어진 경우가 많은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경우 아파트 입지와 건축형태 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채를 찾아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 아티스트 30인 중의 한명이며, 세계 최고의 색채 디자이너 장 필립 랑클로(Jean Philippe Lenclos) 교수가 참여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대한민국 아파트 브랜드 대상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고 한국건축문화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힐스테이트 탄생 이후 주거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브랜드名을 둘러싼 치열한 고민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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