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벽지 ‘동남갈포공업’에서 출발‥2세 경영도전 ‘진행중’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6년 파파존스 CF에 출연하면서 일명 ‘히딩크 피자’로 알려진 한국파파존스. 한국파파존스는 미국 3대 피자 회사 중 하나로 국내에는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의 방계 기업으로 분류되는 서창우 회장이 들여온 피자 프랜차이즈다.

지난 2003년 7월 압구정 1호점을 기점으로 청담, 도곡 등 2013년 기준 31개의 직영점과 5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파파존스 주주 현황(2014.4.14. 전자공시스템 기준)

코오롱글로텍 지분 <왜>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 외 7명이 지분 51.83%를 가지고 있으며 코오롱글로텍이 7.83%를 가지고 있어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과 한국파파존스간의 관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코오롱글로텍은 국내 최초로 섬유에 전자회로를 인쇄해 전류를 흐르게 한 전자섬유 히텍스를 상용화한 업체다. 일명 이 ‘발열섬유’는 코오롱스포츠 라이프텍 재킷에 사용되는 원단에 적용되는 기술을 만드는 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77.76%, 이동찬 명예회장이 0.38%, 이웅열 회장이 1.70%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이 한국파파존스에 지분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한국파파존스가 이웅열 회장의 처가로, 서창우 회장이 매제이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 이 회장은 고급 벽지로 유명한 동남갈포공업 서병식 창업주의 장녀인 서창희씨와 지난 1983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이웅열 회장의 큰 누나인 이경숙씨가 중매해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한국파파존스로 신사업 도전‥이웅열 회장 지원


동남갈포공업 역사 속으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동남갈포공업은 고급 벽지로 이름을 날리던 기업이었다. 백악관과 피카소미술관에 한국을 알리는 작품으로, 칡넝쿨로 만든 갈포벽지가 사용됐는데 이 제품을 만든 곳이 바로 동남갈포공업이다.

동남갈포공업은 지난 1962년 창립부터 고급 벽지 생산에 주력했는데 지난 1976년에는 칡넝쿨로 만든 갈포벽지를 통해 백악관과 피카소 유품이 전시돼있는 피카소미술관에 납품하는 등 전성기를 달렸다.

지난 1970년대 후반 이미 연간 수출액이 1000만 달러를 돌파할 정도였다. 하지만 1980년부터 수출에 타격을 받으면서 점차 사양산업화 됐다. 한국파파존스 서창우 회장은 1982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동남갈포공업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서 회장은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고려하다 지난 2003년 1월 PJI코리아 법인을 설립한 후 같은 해 7월 압구정점, 가락점 오픈을 시작으로 피자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 당시 서 회장은 “가업인 벽지회사(동남벽지)에서 일하다가 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회사를 나왔다”고 밝히며, “인테리어 전문가 등 벽지회사 사업파트너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제품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피자 시장 진출에 대해 밝혔다.


▲한국파파존스 2008년~2011년 매출액 등(전자공시시스템 기준, 단위 원)

실적 부진이 최대 고민


하지만 실적 부진이 고민이다. 한국파파존스는 2008년 227억원, 2011년 252억원, 2012년 248억원, 2013년 27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8년 16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봤고 2011년 3억3500만원 손실, 2012년 9억2700만원의 손실을 보다가 2013년 2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반면 시장점유율 1위 미스터피자는 2014년 6월 기준 현재 425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해외에도 39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 2011년 1592억원, 2012년 1776억원, 2013년 1745억원을 기록했다. 단 올해 당기순이익 6억300만원은 손실로 나타났으며 영업이익 또한 1900만원이 마이너스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대에 시작돼 출발선상은 다르지만 한국파파존스의 실적이 250억원대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정체’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융기산업, 융기빌딩

아버지 세대에 유일한 기업 ‘융기산업’


특히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해 보면 한국파파존스 주주이기도 한 서병식 전 회장에게 운영자금을 빌리고 있기도 하다. 한국파파존스 사채를 주주인 융기산업과 서병식씨가 각각 10억, 20억원을 인수했다.

융기산업은 서병식 전 동남갈포공업 회장이 동남갈포공업을 창업하던 1962년 보다 더 전인 1958년에 설립된 부동산 임대업체다. 현재 서병식 전 회장의 부인인 임원옥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창우 회장이 경영하는 한국파파존스, 그린파크 등 모두 강남구 신사동(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융기빌딩에 위치하고 있다. 또 서 전 회장의 차남인 서창록 고려대학교 교수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휴먼아시아도 함께 위치하고 있다.

융기산업 사내이사에도 임원록 대표이사, 서 전 회장, 차남 서창록 교수가 등재돼 있으며 감사에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이 등재돼 있다.

재계에서는 서병식 전 회장 장남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외 많은 방계 기업에서 그룹의 지원을 받는 것과 달리 서 회장은 아버지代에 일군 사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여러 사업을 고심하다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

특히나 음으로 양으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의 지원 속에서 재기 신화를 다시 일굴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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