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아울렛까지…치열한 경쟁구도

▲ 롯데 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그 다섯 번째로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兩大山脈)이자 영원한 맞수, ‘신세계 VS 롯데’의 라이벌 열전을 살펴봤다.


‘롯데’ 백화점 VS ‘신세계’ 대형마트서 강세
아울렛 시장 경쟁, 서로 날 세우고 있는 실정


신세계와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 유통사업마다 사사건건 맞붙으며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는 대형마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롯데는 백화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동안 이어질 아울렛 전쟁


먼저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자면 신세계 이마트는 2011년 33.1%, 2012년 31.5%, 2013년 29.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1년 16.5%, 2012년 16%, 2013년 16.2%를 점유율 차지하고 있어 대형마트 사업에서는 신세계가 앞서 있다.


백화점의 경우에는 신세계 백화점이 2012년 20.7%, 2013년 20.2%, 올해 상반기 19.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44.4%, 2013년 45.8%, 올해 2분기 47.2%의 시장점유율을 선점하고 있어 백화점은 롯데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아울렛 시장에서도 날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1년 3월 신세계가 파주에 아울렛을 개장하자 롯데 역시 같은 해 12월 신세계 아울렛과 5.8㎞에 불과한 거리에 아울렛을 오픈하며 맞불을 놓았다.


▲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사진제공 뉴시스)
이어 2007년 신세계가 선보인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으로부터 22㎞ 떨어진 위치에 지난해 12월 롯데는 이천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하며 경쟁을 이어나갔다. 신세계와 롯데는 부산에서도 아울렛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산 신세계 아울렛이 문을 연데 이어 올해 2월 롯데는 부산시 기장군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착공에 들어갔다.


▲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부산'(사진제공 뉴시스)
여기에 경기 북부지역 아울렛 사업을 놓고도 맞붙을 예정이어서 아울렛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7월 경기도 양주에 초대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2016년 개장을 목표로 짓는다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3월 경기도 의정부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양사가 발표한 아울렛의 거리는 10㎞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경기 동북부 지역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정통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일 것”이라며 “국내외 쇼핑객과 관광객이 실속 있는 가격과 감성적인 만족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지역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 역시 “양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경기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이자 쇼핑·문화메카로 개발 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세계와 롯데의 아울렛 전쟁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아마존 벤치마킹해 뛰어넘는다’는 전략 공통점
대한민국 유통산업 이끌고 있는 양사의 수장들


‘시장 선도’ 준비하는 신세계


이처럼 신세계와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아울렛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대한민국 유통 공룡으로 성장해 왔다. 양사는 유통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관계가 불가피 하지만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대해서는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최근 “아마존이 롯데의 미래 경쟁 상대”라고 발언 한바 있으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틈만 나면 “신세계의 미래는 아마존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경쟁상대로 꼽으면서 온라인 시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부터 살펴보자면 신세계는 이마트몰의 물류센터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이마트몰은 지난달 23일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이마트몰 ‘보정센터’를 공개했다. 보정센터는 ‘ECMS(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라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해 고객 주문과 배송, 상품피킹, 재고관리, 협력사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동안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수작업으로 일일이 제품을 포장해 배송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1시간 정도 걸리는 작업을 40분이면 가능하도록 만들어 20분가량의 시간절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단축된 만큼 1인당 작업 건수 역시 4배 이상 증가했고 차량 당 배송 건수도 50%이상 증가했다. 이는 일일배송 1만 건을 기준으로 연간 인건비 60억, 배송비 40억 원을 절감해 총 100억 원의 운영경비를 줄일 것으로 예측되어 지고 있다.


▲ 이마트 온라인 쇼핑몰 자동화 물류시설(사진제공 뉴시스)
또한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식품배송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식품의 신선도가 유지되면서 당일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신세계는 식료품 당일 배송을 목표로 하는 자동화시스템 구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의 자동화시스템은 영국의 온라인 전문 유통기업인 오카도의 물류센터를 벤치마킹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도는 지난 2000년에 설립돼 온라인 식료품전문 유통기업으로 점포 운영 없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오카도는 사업 시작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영국 1위 유통기업 테스코와 경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6개의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를 통해 오는 2020년 4조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신세계는 물류센터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 절감, 배송시간 단축 등의 경쟁력을 통해 온라인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통시장의 미래‥롯데 ‘옴니채널’


이에 반해 롯데는 다양한 IT기술을 도입한 ‘옴니채널(Omni-Channel)’ 서비스로 유통시장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옴니채널은 모바일·인터넷·오프라인 매장 등 여러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뜻한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1일 옴니채널 구축을 위한 추진 운영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과 백화점·대형마트·로지스틱스·정보통신·이비카드 등 19개의 롯데계열사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옴니채널 전략이 성장에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기술력을 키우거나 정보기술(IT)을 가진 중소업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그룹의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2700만 명 규모의 방대한 회원정보와 8개의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은 옴니채널 서비스를 위해 지난 1년간 스마트 쿠폰 북, 위치기반 정보제공 서비스 등의 위치기반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롯데백화점 앱을 다운받은 고객이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들어서면 위치에 따라 주변 매장의 상품정보, 사은행사, 할인쿠폰 등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5월에는 이천 아울렛에 도입했으며 점점 서비스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위치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안심 지키미’서비스를 기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위치추적이 가능한 ‘안심 목걸이’를 아이에게 걸어주면 부모의 스마트 폰으로 아이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어 인터넷으로 롯데마트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집 앞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제품을 픽업할 수 있도록 하는 ‘매장 픽업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며 스마트 폰 앱으로 원하는 대형마트 매장을 찾아가고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다.


아베와 친분 두터운 신동빈 회장


신세계와 롯데는 아마존을 목표로 온라인 시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아울러 신세계와 롯데, 현재 대한민국 유통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1955년 생으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이다.


▲ 롯데 신동빈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신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초·중·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미국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일본 롯데 상사에 입사하며 롯데에 첫 발을 디뎠다. 신 회장은 롯데상사에서 2년 동안 막일과 영업현장을 누비며 유통의 밑바닥부터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취임하면서 처음 한국에 왔지만 당시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일본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한국에 들여와 대표를 맡았으며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 후계자로 떠올랐다.


이어 신 회장은 2004년 정책본부장을 겸임하며 이때부터 케이피케미칼, 한화마트, 우리홈쇼핑, 대한화재, 벨기에 초콜릿 회사 길리안 등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공격 경영을 펼쳐 롯데그룹의 덩치를 키워왔다. 지난 2011년 2월 롯데그룹의 회장에 취임하며 한국 롯데 후계자 자리를 꿰찼다.


신 회장은 항상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좀처럼 넥타이를 푼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일이 없을 정도로 소문난 멋쟁이로 알려졌으며 만능 스포츠맨으로도 소문났다. 골프와 테니스는 수준급이며 일본과 한국에 구단을 소유할 정도로 야구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의 부인은 일본 다이세이(大成)건설의 부회장을 지낸 오고 요시마사의 둘째 딸인 시게미쓰 마나미이며 신 회장의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아키오이다. 현재 일본의 총리를 맡고 있는 아베신조와는 동갑내기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의 외손자 정용진 부회장


이어 신세계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은 1968년 생으로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이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정재은 명예회장과 신세계 이명희 회장 사이에 태어나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외사촌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는 경복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사진제공 뉴시스)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하였으며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로 승진,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2000년대 내내 이마트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 영업을 이어갔다.


2006년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맡으면서부터 경영에 참여했으며 2009년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수준급으로 알려졌으며 와인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 L&B에서 수입하는 와인들 가운데 정 부회장이 모르는 와인이 없을 정도이다.


또한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취미생활이나 각종 IT제품들을 소개하는 등 대중들과의 소통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이어 신제품이 출시되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험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테슬라 전기차가 출시되자 이를 국내에 들여왔으며 신세계 이마트 60여 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해 전기차 시대를 한발 앞서 준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아내는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고(故) 한상범씨의 딸인 플루티스트인 한지희 씨로 지난 2011년 5월 재혼했다. 정 부회장의 아내 지희씨는 지난해 11월말 1남 1녀의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배우 고현정씨와 1995년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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