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학계‧범삼성가까지‥모두 휘어잡은 ‘거미줄 혼맥’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담당하며 국내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진 대기업 집단 재벌가. 이들은 서로 혼맥과 인맥을 통해 더 높은 권력을 누리기도 하고 서로를 잡아주고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면서 거대한 울타리를 형성했다.


한국 경제사의 이면에 숨어있는 그들만의 혼맥을 통해 재벌의 형성과 교착의 끈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스페셜 경제>가 한국의 대표적 재벌가의 혼맥과 경영 승계 과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LS그룹, 구석구석 뻗친 ‘혼인’‥한양대 총학생회 출신까지?
범삼성가 손 맞잡은 LS 전선, 결혼식 당시 재벌가 총출동


LS그룹의 혼맥은 기업들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기업이다. 정재계를 모두 휩쓴 LS그룹은 ‘혼맥으로는 안 닿는 곳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방대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정‧재계, 학계까지 손잡았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故 최무 씨와의 사이에서 4남 2녀를 두었다. 장녀인 구근희씨는 이계순 전 농림장관의 아들인 이준범 회장과 혼인을 시키며 정계와의 첫 인연을 맺었다. 이준범회장은 합성수지업체인 화인의 회장이다.


장남인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LS그룹에서는 드물게 연애결혼을 했다. LS그룹 뿐 아니라 재벌계에서도 특이한 일로 꼽혔다. 구 회장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 기간 중 지순혜씨를 만나 혼인을 맺었다.


구 회장과 지순혜씨 사이에는 1남 1녀가 있는데, 딸인 구진희씨는 채원컬서팅의 대표로 있고, 구본웅씨는 포메이션8 대표를 맡고 있다. 포메이션 8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톱25 벤처캐피털의 하나이다. 구본웅 대표는 구진희 대표가 평범한 가정과 혼인을 한 반면, 故 유호민 전 대통령 경제수석 및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장의 3녀인 유현영씨와 결혼해 정계와의 인연을 이었다.


차녀 구혜정씨의 경우 태인의 이인정회장과 결혼해 이대현, 이상현 형제를 낳았다. 이상현씨의 경우 재계의 자녀로는 특이하게 한양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비운동권’ 후보로 나서 당선이 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 명예회장의 차남 구자엽 LS산전 회장은 故 김태양씨와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뒀다. 장녀 구은희씨의 경우 故 정몽우 전 ‘현대알미늄’회장의 장남인 정일선 BNG스틸 사장과 혼인을 하며 현대가와의 인연을 만들었다. 이들의 장남 구본규씨는 LS산전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3남인 구자명 LS Nikko 동제련 회장은 故 조영식 경희대 이사장의 차녀인 조미연씨와 혼인하면서 학계와도 손을 맞잡았다.


이들의 아들 구본혁씨의 경우 LS Nikko 동제련에서 상무로 일하고 있으며, 딸 구윤희씨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대현 상무와 혼사를 맺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4남인 구자철 한성 회장의 경우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 LG상사에 잠시 몸을 담았던 것이 전부. 구자철 회장은 서미앤투스갤러리 홍정원 상무와 혼인을 맺고 1남 1녀를 뒀다. 딸인 구원희 씨는 구 회장과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씨와 혼인하며 두산과도 혼맥으로 연결되어 있다.


구자열 회장, 장녀 결혼 통해 삼광글라스 이어 OCI까지
막내 구두회 회장은 철강계와 인연‥한국철강과 사돈지간'




범삼성가와 손잡은 구평회 회장


故구평회 E1 명예회장은 1952년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씨와 결혼해 3남 1녀를 뒀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락희화학 지배인으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딛은 뒤 1년 만에 한 혼인이었다.


장남인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서울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엘리트이다. 하지만 구평회 명예회장의 뜻으로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뉴욕, 도쿄 등을 지사로 활동하면서 경험을 두루 쌓았다. 이후 구자열 회장은 청와대 경호실차장과 성업공사 사장을 지낸 故 이재전 장군의 딸 이현주씨와 결혼했고, 둘 사이에는 1남 2녀가 있다.


구자열 회장의 장녀인 구은아씨는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장남인 이우성 삼광글라스 전무와 2007년 혼인했다. 이복영 회장은 OCI 이수영 회장과 형제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수영 회장이 이끌고 있는 OCI그룹은 재생에너지, 무기화학, 석유석탄화학, 사파이어잉곳 등의 분야에서 카본블랙, 핏치, TDI, 과산화수소, LED용 사파이어 잉곳을 비롯한 반도체 웨이퍼 및 태양전지의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주력사 OCI의 경우 수출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화학 기업이자 태양광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3월 넥솔론은 최대주주인 이 대표를 대상으로 1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이 대표의 지분율은 18.63%에서 23.09%로 늘어났다. 반면, 이 사장은 13.11%로 지분율이 줄어들었다.


계열사 넥솔론은 2007년 이수영 회장의 아들인 이우현, 이우정 두 형제가 각각 50억 원 씩 출자해 설립했다. 지속적 유상증자릉 통해 차남 이우정 대표의 사실상 단독체제로 돌입했다.
결국 OCI는 장남 이우현, 넥솔론은 차남 이우정이 각각 맡으면서 OCI그룹의 3세 경영체제를 시작했다.


장남인 구동휘 차장은 증권사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LS전선에서 차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차남인 구자용 E1 회장은 구자열 회장과 마찬가지로 서울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구자용 회장은 故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 딸인 이현주 씨와 결혼해 사이에 두 딸을 뒀다. 두 딸 중 장녀 이희나씨의 혼인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희나씨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씨와 혼인을 맺었다. 홍석조 회장의 누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로 ‘범 삼성가’와 인연을 맺게 된 셈이다. 홍정국씨는 현재 BGF리테일에서 경영혁신실장을 맡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등기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이 둘의 결혼식은 재계에서는 화젯거리였다. 삼성과 LS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여간해서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부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부부 등이 모두 ‘총출동’하며 관심이 집중 됐다.


3남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형들에 비해서는 평범한 결혼을 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진 독고진씨와 혼인을 맺었고, 2녀를 사이에 뒀다.


3남 구자균(55) LS산전 부회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마치고 미 텍사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인 독고진(53)씨와의 사이에 2녀를 뒀다. 2녀 중 차녀인 구소희씨는 배용준과의 열애설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이들이 혼인을 하게 된다면, LS그룹은 정재계, 학계 뿐 아니라 연예계까지 이어지는 ‘거미줄 혼맥’을 자랑하게 된다.


‘조용하고 강한’ 막내 구두회 회장의 혼맥


故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한 이후 미국으로 향했고, 뉴욕대학교에서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은 뒤 비로소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곧바로 경영에 뛰어든 구 명예회장은 해외 기업들과의 원만한 스킨쉽으로 재계의 관심을 받았다.


한·독경제협력위원회, 한·중남미협회장 등을 맞으며 외교력을 강화했을 뿐 아니라 고려대 교우회장을 하는 등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했다.


구 명예회장은 유한선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 3녀를 뒀다. 장녀 구은정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인 김중민 스텝뱅크 회장과 결혼해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구 명예회장의 외아들 구자은 LS전선 사장은 홍익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외국으로 나가 시카고대 MBA과정을 거쳤다. 이후 한국에 들어온 뒤 LG정유에 입사했다.


구 사장은 한국철강 장상돈 회장의 딸인 장인영씨와 혼인을 맺었다. 장 회장은 故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아들이기도 하다. 구 사장의 혼인으로 LS그룹은 ‘철강계’까지 껴안게 됐다.


LS전선은 2014년 구자엽 대표이사 회장, 구자은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막내인 구재희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은 김세택 전 싱가포르 대사의 아들인 김동범씨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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