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혈전 완료…3세 경영체제 구축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해 국내 제약업계는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제약, JW중외제약 등 10대 제약사 중 7곳이 잇달아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결정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주식양도차익 과세 유예기간 만료를 앞두고 제약사 오너들이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이하 동아쏘시오홀딩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4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동아제약은 2세인 강신호 회장(2남)에 이어 3세인 강정석 사장(4남)이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 올라 후계자로 낙점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측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특성으로 나뉜다는 설명이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해외사업을 전담하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박카스 사업을 전담하는 동아제약으로 회사를 나눴다는 것.


지주사 전환하면서 국민연금과 ‘진통’


지난해 3월 1일 동아쏘시오홀딩스측은 “타 제약사들은 지주사 체제로 회사를 분할한 후 기존 경영진들이 대거 지주사로 옮겨간 반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기존 경영진이 모두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순히 가업 승계를 위해서라면 이런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없다”며 지주사 전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만큼 지난해 제약업계에서는 현물 출자나 주식 교환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시점이었던 만큼 지주사 전환이 화두가 됐다. 당시 국민연금은 “알짜사업을 떼어 내 주주가치 훼손, 편법상속 우려” 등을 이유로 동아제약의 현금 창출원인 ‘박카스’ 분리를 반대했지만 결국 분리에 성공하면서 지주사 전환이 가능해졌다.

소액주주들 역시 강신호 회장이 새 ‘동아제약’을 헐값에 제3자에게 넘긴 뒤 후계자인 넷째 아들 강정석 당시 부사장에게 편법 상속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동아제약 배당성형 70%


지주사 전환 후 동아제약의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대한 배당성향은 70% 수준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31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배당수익은 241억 원으로 동아제약을 통해 210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동아제약 배당금은 3500억 원(70%) 수준이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아제약 주력품목인 박카스의 1분기 매출액은 3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동아제약의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며 “동일한 배당성향이 이어질 경우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익 또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이 연구원은 ‘에스티팜’의 높은 배당성향에도 주목했다. 그는 “에스티팜의 주당 배당금은 9000원으로 15%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며 “1분기 동아쏘시오홀딩스에 유입된 배당금은 총 2억 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에스티팜은 화공약품 및 원료의약품 제조, 판매업체로 비상장사다. 동아쏘시오홀딩스 및 특수관계인이 85.7%(전환상환우선주를 포함한 의결권 기준 63.5%)를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반기 들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3년과 2007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강신호 회장이 이혼 후 재혼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강신호 회장은 본처 소생인 장남과 차남을 배제하고 후처 자식인 3남과 4남을 중심으로 후계구도 정비에 나서자 장남 강문석 수석무역 회장이 강 회장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부자간 경영권 분쟁은 2004년부터 5년간 이어지며 형제간 싸움을 넘어 부자간 싸움으로 번졌었다.

지난 2003년 강신호 회장과 2남 강문석(당시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 이사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지분 경쟁에 나선 것. 또 강 이사의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내 사람 심기’로 비춰져 강 회장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2004년 말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은 강문석 당시 사장을 이름뿐인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경영 일선에 퇴진시켰다.

당시 의약 분업과 광동제약 비타500의 성장으로 박카스 매출은 큰 타격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책임론이 제기돼 강 이사는 실권이 없는 부회장으로 물러났고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표면적 명분에 불과한 경영 책임론 대신 배다른 동생이자 강 회장의 4남인 강정석 현 대표이사 부사장(동아오츠카 사장 겸임)에게 권력이 넘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2006년 9월 강 회장은 강 이사의 친어머니와 황혼이혼을 하며 강 이사와 더욱 선을 그었다.


비운의 황태자, 강문석 부회장


칩거 중이던 강 이사는 2007년 1월 15일 한국알콜산업과 보유지분 10.93%로 '의결권 공동행사 공시'를 통해 동아제약 경영권 공략에 나섰다.

강 이사의 우군으로는 지용석 한국알콜 대표, 지창수 한국알콜 회장과 강신호 회장의 40년 지기이자 동아제약 사장 및 부회장을 역임한 유충식 동아제약 이사가 자리 잡고 있다.

유충식 전 부회장은 동아제약에서 52년을 근무한 ‘창업공신’이다. 유 전 부회장은 1961년 공채 2기로 동아제약 입사해 강신호 회장보다 재직기간이 2년 짧다.

1983년부터 2002년까지 약 20년간은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활동했으며 2003년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2006년에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지금까지 회사의 고문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은 고발, 폭로 등 진흙탕 싸움을 벌이다 강신호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동아제약에서 완전히 배제된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은 제기를 노리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의 자택이 경매로 넘어가 그간 강 부회장의 경영이 어려웠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2011년 우리들제약 인수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가 실패했고 이후 경영악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강신호 회장은 지난해 재혼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4남 강정석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동아제약 3세 강정석 사장은 현재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슈퍼항생제 ‘테디졸리드’의 미국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디졸리드'가 내년 FDA 최종 허가를 받게 되면 LG생명과학 ‘팩티브(항생제)’ 이후 국산 신약으로서는 두 번째 미국 출시 제품으로 기록된다.


상장사 3개, 비상장사 19개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은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메지온 등 3개의 상장사를 가지고 있다. 비상장사는 동아제약을 비롯 에스티팜, 수석, 수석농산, 용마LOGIS, 디에이인포메이션, 인더스파크, 철근종합건설, 아이바이오, 동아오츠카, 한국신동공업, 디엠바이오, 동아엠아이텍, 엠아이텍, D.A.C, 소주동아음료, YU, Dong-A Participacoes Ltda, Dong-A Brasil Parmaceutica Ltda 등 19개의 비상장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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