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대통령 사돈家‥국내 방위산업 ‘견인’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올해 더 이상의 PMX 출자는 없다. 현재 PMX의 부채 비율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

지난 11일 ‘제7회 비철금속의 날’ 행사에 참석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최근 PMX Industries(이하 PMX)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와 관련, PMX에 대한 지원은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PMX는 풍산이 지난 1989년 미국 신동 시장 진출과 수출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풍산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 자회사 PMX Industries(이하 PMX)에 또 다시 자금을 수혈하기로 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풍산은 종속회사인 PMX 주식 40만주를 409억4400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PMX가 주주배정으로 진행하는 신주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풍산의 PMX 자금 지원은 이번 한번뿐이 아니다.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풍산은 약 13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번에 409억 원을 합치면 약 1700억 원을 지원한 셈이 된다.

PMX는 지난 2011년 270억 원, 2012년 235억 원, 2013년 21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연이은 적자로 결손금이 누적돼 부채비율이 1분기 기준 650%에 달한다. PMX의 이 같은 적자는 미국 시장에서 압연이나 압출 등의 방법으로 만든 구리 합금 수요 부진 때문이다.

이와 관련 풍산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시 자체가 풍산그룹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처럼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유상증자는 PMX가 실시하는 것이고, 이 유상증자에 풍산이 참여하는 것뿐”이라며 “풍산 주주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전 생산업체로 출발


창업주의 본관이었던 풍산류씨를 따서 사명을 지은 풍산그룹은 창업주 류찬우 회장이 구리 가공업부터 시작한 기업이다.

이 구리 가공업은 지난 1970년 한국조폐공사가 지정한 ‘소전(동전에 무늬를 넣기 전 상태)’ 생산업체로 시작해 현재 호주, 유럽연합, 타이완 등 세계 60여개국의 동전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8개, 해외 10개 계열사 거느려


풍산그룹은 스텐레스 및 동합금, 티탸늄, 탄약 신관류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100대 그룹 중 하나다. 1968년 설립됐으며 1988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며, 국내 8개의 계열회사와 해외 10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국내법인 중 풍산홀딩스와 풍산이 상장해 있으며 풍산특수금속, 풍산메탈서비스, 풍산FNS, PNT, 풍산발리녹스, 화동양행 등은 비상장법인이다.

해외법인은 모두 비상장법인으로 PMX Industries, Inc., Poongsan America Corporation, PMC Ammunition, Inc., Siam Poongsan Metal Co., Ltd., Poongsan (H.K) Ltd., Poongsan (Shenzhen) Co., Ltd., Poongsan (Shanghai) Co., Ltd., Poongsan Japan Corporation, Poongsan (M) SDN BHD., Poongsan (Lianyungang) Co., Ltd. 등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 딸과 ‘혼맥’ 형성키도


풍산그룹은 현재 류 창업주의 차남인 류진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장남 류청씨는 한 때 경영수업을 받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령씨와 결혼했다고 헤어진 뒤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대통령의 자녀들과 재계가 혼맥을 통해 가문을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초의 대통령가 사위는 바로 풍산을 들 수 있다. 당시 이 결혼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 후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류 창업주의 장남인 류청씨는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인 PMX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어 198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박근령(당시 이름 박서영)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1년도 못돼 파경을 맞았다.


美 국적 바꿔 ‘곤혹’


풍산그룹은 2008년 지주사로 전환했다. 류진 회장→풍산홀딩스→풍산 축으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뤄낸 것. 풍산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35.98%를 보유한 류진 회장이다. 부인 노혜경씨가 2.9%, 류 회장의 장‧차남인 성왜(24), 성곤(21)씨가 각각 1.66%씩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9일 풍산홀딩스는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에 대한 변동신고를 냈는데 이는 류 회장이 자녀들에게 ‘증여’를 했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86800주를 Helen Lho씨에게 36000주를, 류성왜씨에게 25400주, Royce Ryu에게 25400주를 증여했다.

하지만 이 최대주주 등 주식소유현황 신고서를 보면 딸인 류성왜씨를 제외한 보운 노혜경씨와 아들 성곤씨의 이름은 모두 영어로 돼있고 국적 또한 미국으로 명시돼 있다.

이들 모자의 국적은 올해 초 까지도 모두 대한민국이었다. 이에 일각에서 군 면제를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와 관련 <스페셜경제>는 풍산그룹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유상증자와 관련된 내용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류 회장 아들의 국적문제는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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