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사장의 ‘태양광 사업 성공’ 여부가 관건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해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인 김경자 OCI 미술관 과장이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이 드러나면서 탈세 및 비자금 의혹을 받았던 OCI그룹.

이 회장 부부는 지난 2008년 4월 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OCI는 이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이와 연계한 해외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OCI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이수영 회장이 미국 자회사인 OCI엔터프라이즈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100만달러를 자산운용사를 통해 개인계좌를 개설했었다”며 “2010년 계좌를 폐쇄했고 현재 미국 내 계좌에 동일금액이 예치되어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세청은 이수영 회장 등이 페이퍼컴퍼니 운영 사실이 알려진 지 7일 만인 5월 29일 요원을 파견해 역외탈세 혐의를 조사한 바 있다.

중제 화학→폴리실리콘 세계 3대 제조업체, NF3 세계 1위 ‘주목’
중제 오너 일가 및 방계 기업까지 세무조사‥조세 불복 소송 청구


오너 일가에 세무조사 확산


OCI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해 말부터 2월 초까지 이수영 회장의 동생 이화영 회장의 방계(傍系) 기업 ‘유니드’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 2월 말 부터는 OCI 계열사인 OCI SNF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세무조사에 대해 이들 기업들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인 후 일어나는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OCI와 그 계열사가 대규모 세금 추징에 대해 불복하자마자 시작된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OCI 입장에서는 우려가 크다는 것. 특히 두 회장의 세무조사를 담당한 부서가 국제거래조사국이라는 점에서 페이퍼컴퍼니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8월 OCI는 자회사 디씨알이(DCRE)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법인세 이연 관련 3000억 원의 세금을 추징 받았다. 디씨알이 또한 1700억 원의 지방세를 고지 받았다. 두 회사는 모두 불복해 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화학 산업에서 폴리실리콘 확대


OCI그룹은 고 이회림 명예회장이 1969년 동양화학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고 이회림 명예회장은 1950년대 초반 서울 종로에서 포목점을 하면서 유리, 비누, 농약 등의 원료가 되는 화학원료 ‘소다회’에 깊은 관심을 가지다 소다회를 만들던 동양화학을 인수했다. 이 동양화학이 현 OCI의 전신이 되는 셈이다.

이후 이 창업주는 1968년 인천에 소다회 공장을 세웠고 당시 연간 생산능력이 동종업계 1위를 할 정도였다.

이 인천공장은 이후 염화칼슘 공장으로 바뀌었으며 OCI는 1970년대 농약사업에도 진출하게 된다. 1979년 익산공장, 1980년 인천정밀화학을 세우면서 국내 화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게 됐다.

이수영 회장은 이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1996년부터 그룹을 이끌었다. 1999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 등 대형 화학기업을 인수했으며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OCI는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세계 3대 제조업체이며,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NF3 분야에서는 세계 1위 생산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수직계열화 진행 중


OCI그룹은 현재 수직계열화를 진행중이다. OCI그룹은 지주사격인 OCI를 중심으로 이테크건설, OCI머티리얼즈, 삼광유리 등이 주요 계열사다.

OCI는 이수영 회장이 0.46%, 이복영 회장이 1.42%, 이화영 회장이 17.37%를 가지고 있다. 창업주는 장남 이수영 OCI 회장, 차남 이복영 삼광유리 회장, 3남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이숙인, 이숙희, 이정자씨 등 3명의 딸을 낳았다.

고 이회림 창업주의 동생인 이회삼 전 유니온 회장은 특수시멘트를 생산하는 OCI그룹 계열사인 ‘유니온’의 경영을 맡았다가 현재는 아들인 이건영 회장에서 물려준 상태다.

이수영 회장의 장남 이우현 사장은 현재 OCI 사장으로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차남 이우정씨는 넥솔론 대표이사 이자 넥솔론의 최대주주로 독자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우현 사장, 태양광 사업 살려낼까


이우현 OCI 사장(47)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으며 2005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입사해 최근까지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OCI 사업 전반을 이끌어왔다.

사실상 입사 직후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 한때 태양광 사업이 신 성장 동력으로 불렸지만 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실패한 가운데 이우현 사장이 이 태양광 사업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갖출지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태양광 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은 OCI 외 넥솔론, 에스에너지, 웅진에너지, 신성솔라, 한화그룹 정도다.

OCI는 올해 1분기 27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태양광사업 부문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이우현 사장의 행보에 따라 후계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우현 사장은 한화케미칼 김동관 실장과도 비교가 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태양광 사업에 매진하고 있고 3세 경영을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의 실적이 향상되면서 그룹에서 거는 기대와 방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들이 빠르고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실적이 좋아지면서 그룹에서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OCI는 올해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에 총 100MW 규모 이상의 태양광 발전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OCI는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태양광 원재료)생산업체다. 2012년 6월 시작했다 태양광 산업 시황 악화로 잠정 연기했던 연간 생산량 1만 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증설 공사를 최근 재개했다.

또 미국 태양광 발전소 사업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2016년 말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400MW급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있다. 올 연말까지 89MW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