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뉴욕 진출로 또 다른 별(★)을 쏘다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SPC그룹은 국내 대표적 제과・제빵 업체다. 뚜레쥬르(CJ 푸드빌)처럼 CJ그룹 계열사가 아닌 처음부터 제과‧제빵 브랜드에서 시작해 대기업을 제치고 국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데에는 SPC그룹이 처음부터 ‘삼미당’을 필두로 제과, 제빵에 특화된 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80년대를 풍미했던 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해 10월 사업 철수를 선언했는데, 철수 마지막까지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들에게 이 사실을 속이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크라운해태제과가 경영능력이 없는 가족끼리 경영권을 무리하게 유지하려다 급격하게 베이커리 사업을 철수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한편에서는 SPC그룹처럼 제빵업계의 변화 속에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며 SPC그룹이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허창성 명예회장 타계 후 차남 허영인 회장 이끌어
진수, 희수씨 파리크라상 지분 참여…3세 경영 시동

SPC그룹 허영인 회장에 대한 평가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평가와 비슷하다.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2010년 방영된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허 회장의 성공 신화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드라마는 픽션일 뿐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인물 간 대립이나 설정도 다 틀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빵왕 김탁구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은 허영인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거의 고사한 제빵업계를 살려내고 기업화를 주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PC그룹의 모태는 1945년 세워진 삼미당에서 시작된다. 허영인 회장의 부친이자 삼림 창업주인 故 허창성 회장이 을지로에 제과점 삼미당을 열면서 SPC그룹의 역사가 시작된다.


1945년 을지로 삼미당에서 출발


1959년 회사 이름을 삼림산업제과로 바꾸고 1961년 산립산업제과공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4년 공장 빵의 시초인 크림빵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크림빵은 196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만들어진 빵 중 하나다. 당시 크림빵을 사기 위해 공장 앞은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뤄 인기를 가늠케 한다. 크림빵은 2012년 기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6억 개가 팔린 장수 히트상품이다.

故 허창성 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창업주의 빈소에 크림빵을 준비하고 조문객들에게 선물했다는 일화는 SPC그룹에서 크림빵의 성공이 가지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1966년 산림산업제빵공사로 변경하며 1968년 주한미군에 빵을 납품하는 군납업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당시부터 현재의 사명인 ‘삼립식품’이 사용됐다.

삼립식품의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고려당, 태극당, 뉴욕제과 등이 1960년부터 대거 등장했는데 삼립식품은 이 같은 후발주자들의 경쟁에 ‘케이크’를 출시하면서 격차를 벌였다.

장남인 허영선씨가 삼립 크림빵, 삼립 호빵 등 히트 상품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 시도를 벌였고 이 같은 차별화는 여전히 SPC그룹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DNA가 되고 있다.


2세 경영 시작‥허영인 회장 ‘주축’

삼립식품은 장남 허영선 회장이 삼립식품을 차남 허영인 회장이 샤니를 물려받으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

허영인 회장은 1972년 성남공장을 물려받으면서 양산빵 생산에 힘을 쏟았다. 이후 1986년 파리크라상을 설립해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1933년 던킨도너츠 등의 해외브랜드를 도입해 가맹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던킨도너츠 등을 판매하는 비알코리아는 허 회장 일가가 66.67%를 가지고 있으며 던킨브랜드그룹이 33.33%를 출자해 만든 회사다.


해외 시장 진출 ‘현재진행형’


이후 SPC그룹은 해외 시장 진출을 차근히 준비해 왔다. 2003년 중국 상하이에 SPC법인을 설립하고 2004년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미국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2002년 현지법인인 파리크라상USA를 설립하고 2005년 10월 LA코리아타운에 1호점을 열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SPC그룹은 2020년 까지 미국 매장 1000개, 60개국 대상 매장 3000개, 해외 매출액 2조원의 계획을 발표했다. 1호점에서 시작한 사업들이 매장 1000개를 목표로 달리는 데 주춧돌이 된 셈이다.

이 같은 해외진출은 국내 500m 내 신규 출점 제한 등의 규제 때문이지만 미리 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기반 탓에 국외 시장 진출에 대한 성공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파리크라상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과 부인 이미향씨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향씨는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4녀로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 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막내 고모다. 허 회장의 아들 진수씨와 희수씨는 파리크라상 등의 지분을 갖고 있어 3세 경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SPC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전 계열사가 수직계열화 돼 있다. 파리크라상 지분은 허영인 회장이 66.1%, 허진수씨가 19.1%, 허희수씨가 11.0%, 이미향씨가 3.8%를 가지고 있다.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

SPC그룹은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유일 상장사인 삼립식품, 샤니, 호남샤니, 비알코리아, SPC, SPL, B&S, SPC캐피탈, SPC네트웍스, 샌드팜, 밀다원, 샌드스마일, 성일화학, 에그팜, 호진지리산보천, 에스데어리푸드 등 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또 파리크라상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파스쿠찌, 잠바주스, 패션5, 리나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을 40.66%, 샤니 9.8%, 성일화학 50%, SPC캐피탈 60%, 호진지리산보천 70%, SPC네트웍스 40%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12월 31일 기준 162개의 직영점과 3486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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