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수직계열화 성공‥오너 일가 지분 61% 넘어

기업 지배구조는 1960년대의 미국에서, 기업의 비윤리적, 비인도적인 행동을 억제한다는 의미의 문맥에서 사용되기 시작해 그 후 분식결산 등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 기업 스캔들의 방지 등을 뜻하는 것으로도 사용됐다. 여기에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어떻게 기업 조직을 구축할 것인가 하는 의미도 첨가됐다.


국내에서는 재벌들이 부를 어떻게 증식하고 이 부와 경영권이 어떻게 승계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주주권 보호장치, 이사회의 규율기능, 감사 등의 내부통제기능, 회계 및 공시제도에 의한 경영 투명성 확보를 통해 오너 일가의 부가 정당하게 세습되는지 파악하는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스페셜경제>는 재계 지배구조 분석을 통해 현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가 어느 선까지 진행됐는지 살펴보는 특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 번째로 삼양사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창업주 고 김연수 회장, ‘삼수사’로 삼양그룹 기틀 닦아
창립 89주년 ‘백년대계’…‘지속적’ 혁신으로 발판 마련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삼양그룹(회장 김윤)은 올해 창립 89주년을 맞는 국내 대표 장수 기업 중 하나다. 김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지속적 혁신’이라는 삼양그룹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현재 제당산업은 물론 의약, 화학분야까지 그 진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삼양그룹(회장 김윤)은 화학‧식품‧의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90년 역사의 장수 기업이다. 삼양그룹은 지난 1924년 동아일보 창업자인 인촌 故 김성수 회장의 동생 故 김연수 회장이 ‘삼수사’라는 이름으로 설립했다.


삼양그룹의 모기업인 ㈜삼양사도 식품 사업에 진출해있지만 라면과 우유는 취급하지 않는다. 삼양사의 주력 상품은 국내 대표 설탕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던 ‘삼양 설탕’을 비롯한 밀가루와 식용유 등이었다. 현재 삼양사의 식품 브랜드는 ‘큐원’으로 일원화돼있다.


특히 삼양그룹은 올해 창립 89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말 그대로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대표 장수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이처럼 오랜 기간 꾸준히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많은 재계관계자들은 삼양그룹의 ‘지속적 혁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삼양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양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400% 이상 증가한 1조3666억원, 영업이익 136억원, 당기순이익은 203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한 정도로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룹의 모태 ‘삼수사’


삼양그룹의 전신 삼수사는 농지를 개간하고 농장을 운영하는 등 근대적인 영농법을 도입한 농업 회사였다. 고 김연수 회장은 호남 일대의 토지를 모아 이 회사를 세웠다.


이후 삼수사는 1931년 상호를 ‘삼양사’로 변경했다. 삼양사는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을 준공하기에 이른다. 다음해 법인으로 전환한 뒤 설탕과 섬유, 축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삼양사의 사세는 거침없이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1962년 삼양수산이 설립됐으며, 목포공장과 여수공장이 차례로 준공됐다.


당시 가공 생선 수출이 전무 상태였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원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삼양그룹은 1977년 삼양엔텍의 전신인 삼양중기를 인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1984년 선일포도당(현 삼양제넥스)을 인수해 바이오분야에 발을 들였다. 항암제 ‘제넥솔’의 대량 생산에 성공하는 등 생명공학 분야에도 진출했다.


1988년 삼남석유화학을 세워 유화사업에 진출한 삼양그룹은 같은 해 신한제분(현 삼양밀맥스)을 인수해 제분업도 강화했다. 1995년에는 정보통신서비스 회사인 삼양데이터시스템을 세웠다.


2000년대 들어 3세 경영 시대를 맞이하면서 식품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하고 사업구조를 더욱 강화했다. 삼양그룹은 2000년 11월 화학 및 섬유 분야 계열사를 통합한 휴비스를 출범시키고 2002년에는 식품부문 브랜드를 ‘큐원’으로 통합, 일원화 과정에 나섰다.


또한 2006년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하고 2006년 삼양EMS와 외식전문 기업인 삼양푸드앤다이닝을 계열사로 설립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11월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를 출범시키며 그룹의 지배구조 체제를 전환을 시도했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 삼양홀딩스와 대표 기업 삼양사를 비롯해 삼양제넥스, 삼양엔텍, 휴비스 등 5개 상장사와 삼양바이오팜, 삼양밀맥스, 삼양웰푸드, 삼양데이타시스템, 삼양이노켐, 삼양이엠에스, 세븐스프링스 등 12개 비상장사를 합쳐 총 1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경영권 ‘안정적’


삼양그룹 창업자인 김연수 회장은 부인 박하진 여사와 슬하에 7남6녀를 뒀다.


제당업을 토대로 성장해온 삼양그룹의 경영에 참여한 아들은 삼남인 고 김상홍 회장과 현재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오남 김상하 회장이다. 이에 따라 3세 경영 시대로 넘어간 삼양그룹 경영은 김상홍, 김상하 회장 형제의 아들들이 맡고 있다.


삼양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김상홍 회장의 두 아들이며, 김원 부 회장은 김상하 회장의 장남이다. 김상하 회장의 차남 김정 사장은 삼양사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가 출범하면서 삼양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삼양사, 삼양제넥스, 삼양엔텍 등을 중심으로 한 수직구조를 취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기준 삼양홀딩스는 김윤 회장 등 혈족이 지분 45.2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상대적으로 경영권이 안정돼 있다는 분석이다.


상당수 국내 기업 총수들의 지분율이 미미한 수준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안정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 경영을 두고 오너를 중심으로 빠른 경영판단을 바탕으로 일사불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해 말 기준 삼양홀딩스 및 오너일가가 61.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양제넥스의 경우 오너일가와 삼양홀딩스가 50.51%, 삼양엔텍은 삼양홀딩스와 삼양제넥스, 오너일가가 76.39%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삼양이엠에스의 경우는 삼양사가 대주주로 있으며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 삼양이노켐, 비엔엠유통 등은 삼양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재무상태 ‘양호’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 기준 삼양홀딩스의 연결기준(국내 9개사, 해외 3개사) 매출액은 총 1조8640억원으로 2011년의 1조1808억원에 비해 57% 늘어났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011년 1680억원에서 1297억원으로 23% 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제품별로 살펴봤을 경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 식품 부문과 24%를 차지한 화학 부문은 경기부진에 의한 매출 감소세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항암제, 산업기계, 수처리 설비 부분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삼양그룹의 부채비율은 67.12%에 불과, 주요 그룹의 평균 수치인 93.98%를 크게 밑도는 등 재무상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의약, 화학 외 사업 다각화


삼양사는 핵심 사업인 식품, 의약, 화학을 중심으로 산업자재, 용기, 이온수지 부분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또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정보전자소재, 외식, 식품소비재분야 등에도 진출해있다. 아울러 중국에 전분당 공장을 세우고 헝가리에 플라스틱 생산 및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식품부문에서는 식품 통합 브랜드인 ‘큐원’을 중심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식품 기초소재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며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과재료, 외식자재 등 전문 식자재 유통사업을 확장해 유통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의약‧바이오 부문은 1995년 약물전달기술 개발로 의약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해당 기술의 한 분야인 항암물질 등 인체의 특정부위에 작용하는 다양한 약물을 개발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기기 부문은 수술용 봉합사를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유럽 등에 수출하며 전 세계 3위 규모를 지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양바이오팜이 정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아 전문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화학 부문은 성장성이 높은 이온교환수지, 정보전자소제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및 세계적인 제조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소재사업의 해외 생상기지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삼양그룹은 2011년 공업용 플라스틱회사 ‘삼양EP헝가리‘를 설립해 중국, 미국에 이어 동유럽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 삼양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윤 회장은 선대 회장들에 비해 좀 더 진취적인 경영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양사는 ‘비전 2015’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화학, 식품, 의약의 3대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혁신을 통한 차별화로 강력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여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