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김정일‧삼촌 김정은 ‘독재자’로 표현, 합의점 찾아 통일 될 것

▲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스페셜경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합의점에 이러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손 김한솔(17) 군은 유창한 영어로 차분하게 통일을 염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며, 그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현재 보스니아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UWCiM)에 재학 중인 김한솔은 핀란드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몇 년간 북한에서 살았다며, 마카오로 이주한 후 매년 여름 북한을 방문했지만 외가에 머물렀기 때문에 친할아버지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고 전했다.


할아버지의 사망 전 할아버지를 한번이라도 직접 볼 수있기를 원했지만 그러한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신 역시 할아버지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김한솔은 “내 존재를 할아버지가 아는지도 알 수 없다”며 “항상 할아버지가 날 찾기를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막내 삼촌인 김정은이 장남이자 김한솔의 아버지인 김정남을 제치고 어떻게 북한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버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할아버지와 삼촌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삼촌이 어떻게 독재자가 됐는지 (권력 세습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제1비서를 독재자라고 표현한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김한솔은 “아버지와 평민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음식 먹기 전에 배고픈 사람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교육받았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이 잘살 수 있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마카오 체류 시절 남한 친구들을 사귄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마카오 국제학교에는 한국과 미국 출신의 친구들도 있었고, 이들과 처음에는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친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남한 친구들과 언어와 문화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서로 이해하며 여행도 함께 하는 좋은 친구가 됐다고 밝혔다.


김한솔은 남북한의 분단으로 남한에 사는 친구를 방문할 수 없는 것이 매우 슬프다며, 통일을 이뤄 남북한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김한솔이 다니는 UWC의 한 교실 안에서 진행됐으며 질문은 핀란드의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엘리자베스 렌(77)이 던졌다.


왼쪽 귀에 2개의 작은 귀걸이를 한 김한솔은 검은 테 안경에 검정 양복,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유창한 영어로 답변했다. 그는 사회자의 ‘독재자’, ‘왕조’, ‘기아’ 등의 단어가 들어간 민감한 질문에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한솔의 인터뷰 영상은 지난 16일 유튜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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