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대한민국에서 창업시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왠만해서는 창업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자료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6월 ‘고용동향’에서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는 경제활동인구 2511만 여명 가운데 28.6%를 차지하는 718만 여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국내 자영업자 비중(28.6%)이 미국(7%)·일본(13%)·영국(13.4%)·독일(11.7%)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고, OECD 가입국 평균(15.8%)보다 두 배나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 7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영업은 자영업과 경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사업체의 평균 생존율은 1년 72.6%, 2년 56.5%, 3년 46.4%로 절반 이상의 신규 사업체가 3년도 채 못돼서 퇴출되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경기불황 속에서도 현재 창업열기는 요지부동이다. 창업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나 홀로 창업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의 창업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이 일반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사업 성공율이 월등히 높다는 발표를 보면 사실 예비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필자의 회사 같은 경우에도 한복대여에서 높은 브랜드파워와 이른바 ‘맥도날드 방식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전세계적인 불황과 내수부진의 어려움 속에서도 적지 않은 가맹점 개설이 이루어졌고 지금의 불황 속에서도 많은 가맹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문제에 봉착했다. 놀랍게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2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가맹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는 가맹점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그래도 불경기 속에서도 나름대로는 해당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가맹점을 포기하고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독립적인 사업체로 전환하고자 하는 가맹주를 처음에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다.

단순히 독립창업을 원하는 이유가 가맹주의 입장에서 본사에 지불해야 되는 로열티, 홍보비, 물류구입비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가맹점주의 입장이 필자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창업에 대한 소신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이란 진정한 의미의 창업으로 가기 위한 바로 전 단계, 즉 ‘인큐베이팅’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창업을 꿈꾸는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본인들의 최종적인 꿈인 진정한 의미의 창업을 꿈꿀 수 있도록 어떠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초 체력을 키워주고 성공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을 거치지 않고 나 홀로 창업을 하는 것은 웬만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위험에 노출되고 결국 성공을 위한 보증수표 획득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주들은 먼저 어떤 업종, 어떤 형태의 창업을 하더라도 훗날 본인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받아들이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는 동안 소극적으로 본사의 지시사항만을 이행하지 말고 좀 더 창의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성공시키겠다는 나만의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직장인 중 10명 중 9명은 창업을 생각하고 있으며, 창업 방식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17%)보다는 ‘독립 창업’(83%)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모름지기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를 선택하듯이 유독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즉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많은 창업자들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드물지만 일개의 가맹점이 본사보다 더 뛰어난 브랜드 시스템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본사보다 가맹점이 더 뛰어난 청출어람 프랜차이즈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또한 모든 가맹점을 영원히 관리하겠다는 낡고 구태의연한 마인드를 버리고 진정한 의미의 창업이 될 수 있도록 돕고 후원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도 좋고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고 관점에서도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한류연구소장 한구현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