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장 “진심이 아니길 기대한다”
국방부, 정 장관 발언 의식한듯…“천안함 폭침 명백한 북한 도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20일 ‘서해 수호의 날’을 두고 “남북 간의 불미스러운 충돌들을 추모하는 날”이라고 답변을 내놔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발언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정 장관은 “충돌이 아니고 북한의 도발”이라고 정정하기 했지만 대한민국 국방장관의 ‘대북관’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 장관은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의 9·19 납북군사합의 반대 입장에 대해선 “잘못된 지식·이념”이라고 표현하는 등 예비역장성단의 반발 또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승주 한국당 의원이 ‘서해 수호의 날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자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에 백 의원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정 장관은 북한의 일방적 도발이 아닌)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했다. 다시 한번 표현해보라’고 하자 정 장관은 3초간 망설이다가 “그동안에 있었던 충돌 사례들에 대해서…”라며 거듭되는 ‘도발·충돌’ 질문에 “북한의 도발로 인해서 충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 장관은 ‘전직 장성 400여명이 모여서 정 장관을 그리 질책하며 납북군사합의를 반대하고 있는데, 왜 안보 울타리 허물기에 앞장서고 계시냐’는 윤상현 한국당 의원의 질책에 “(예비역 장성들이) 상당히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고, 이념적인 것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본다”며 “나는 그 어떤 코드에 맞춘 적이 없다. 국민만 보고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0일 출범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이 출범식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정 장관이 ‘이념’ 때문에 군사합의를 반대한다고 지목한 1500개의 별(계급장)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이하 대수장)’은 지난 1월 출범 당시 성명을 내고 “북한의 비핵화 실천은 조금도 진척이 없는데, 한국의 안보 역량만 일방적으로 무력화·불능화시킨 9·19 군사합의는 이적성 합의서”라며 폐기를 요구했다.


이 같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수장 전략위원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올바른 이야기가 아니다. 국방장관은 국회의원들의 닦달에 떠밀려 회피성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그 발언이 진심이 아니기를 기대한다”고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인 박휘락 대수장 전략위원(육군 대령 예비역)도 “장관은 정부 방침에 따라 최상의 상황을 얘기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이에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얘기하며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이것을 지식과 이념이 잘못된 탓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섭섭한 얘기다”고 탄식했다.


정 장관의 발언을 의식한 듯 국방부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서해수호의 날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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