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금융위원회가 한국산업은행 사모펀드(PE)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산업은행 PE 관리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실시계획을 기관에 통보하고 감사 실시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사 실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그간 한번도 들여다본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기회에 산은 PE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실태를 파악해보자는 차원”이라며 “(곧 산은 종합감사에 돌입할)감사원 측에는 이미 양해를 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감사 실시 배경 등에 대해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지만 최근 회생절차에 들어간 화승의 경영에 산은이 해당 사모펀드의 공동 GP(무한책임사원)를 맡아온 것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PE 관리 전반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검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5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화승의 대주주는 현재 산업은행(KDB)과 KTB PE가 주도하는 KDB KTB HS 사모투자합자회사(산은 PE)다. 이들은 화승의 지분 100%를 가졌다. 하지만 최근 화승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게 되면서 피해는 백화점과 대리점의 관리자인 매니저들이 가져가게 됐고, 중소 협력사의 연쇄부도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당국은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화승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사모펀드의 공동 GP로 참여한 경위에 관심을 갖는 알려졌다. 산은은 당시 화승의 인수에 대해 선제적 구조조정 성격의 금융지원 1호 프로젝트로 평가하며 이후 산은은 공동 GP로서 화승 이사진 5명 중 2명을 추천하는 등 경영에 관여해온 바 있다.


전문성이 없는 산은이 해당 회사 경영에 공동 GP로 참여한 것이 적절했는지 금융당국은 눈여겨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 등을 기반으로 산업은행의 GP 참여와 관련한 제도 전반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의 경영실패 책임론이 거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국이 산업은행 PE 실태 전반을 살펴보겠다는 계획인 만큼 지난 2005년부터 결성해 온 27개 사모투자펀드(PEF)의 운용 적정성 여부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은 PE는 멀티에셋전력PEF, KDB밸류제6호 PEF, KDB벤처M&A PEF, KDB칸서스밸류 PEF 등의 GP를 담당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자회사의 주식을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KDB밸류제6호 PEF는 대우건설, KDB칸서스밸류 PEF는 KDB생명 등을 보유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특정감사에 돌입해 향후 2~3주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는 막바지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시일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연장 조사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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