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이라는 것 고의적으로 숨겼다… 불매운동 조짐

국내 슈즈 멀티 스토어 시장의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ABC마트가 최근 구설수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ABC마트는 일본 기업의 지분 99.96%로 이뤄진 기업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으로 보낸 배당금과 로열티는 모두 3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국부유출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런 가운데 사명에 ‘코리아’와 같은 명칭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일본계 기업임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고의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조짐까지 보였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우롱은 제품 판매에도 적용. 동일한 디자인 제품과 사이즈에 여성화와 아동화 금액을 각각 다르게 책정해 소비자 비난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이에 대해 <스페셜경제>에서는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ABC마트에 대해 낱낱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본사에 3년 동안 수백억원 배당금?로열티 지급…‘국부유출’ 잡음
동일 디자인에 제품인데 여성화 아동화 보다 더 비싸 ‘황당한 가격’ 논란까지


ABC마트는 지난 1990년 도쿄 시부야에서 설립됐으며, 한국에는 지난 2002년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매장이 점차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기준 국내 매장은 총 226개에 달하며, 국내 신발 멀티숍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ABC마트는 한국에 처음 매장이 들어온 지 약 7년만인 2009년에 1천억원이 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지난 2017년에는 매출액 4,747억 703만원이라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에게 각광받으면서 고공성장했던 ABC마트가 로열티와 배당금 문제로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기업인 ‘ABC-MART’가 99.96%, ABC마트 코리아 이기호 대표가 0.04%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일본 본사 비율이 100%에 가까운 일본 기업인 셈이다.


문제는 지분구조가 이렇게 돼 있다 보니 ABC코리아가 일본 본사에서 보내는 배당금액과 로열티 금액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ABC코리아가 일본에 보낸 배당금을 살펴보면 2015년 배당금 총액인 40억 7528만원 가운데 99.96%에 달하는 40억 7364만원을 보냈으며, 2016년에도 67억 6968만원을 일본 본사에 배당했다.


또한 일본에 지불한 로열티 역시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3년 동안 지급된 로열티를 살펴보면 ▲2015년에는 63억740만원 ▲2016년에는 69억5653만원 ▲2017년에는 77억9216만원을 본사에 별도 지급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으로 흘러간 배당금과 로열티는 모두 318억 원에 달했다. 이렇다보니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부유출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ABC마트코리아… 알고 보니 일본계 기업?


ABC마트 일본의 연관성으로 인해 불거진 논란은 배당금이나 로열티 문제 외에도 더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ABC마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했던 부분은 ABC마트가 일본 기업임을 생각할 수 없도록 ‘코리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당시 한 인터넷 커뮤니티 누리꾼은 “ABC마트에 신발을 구매하러 가끔 갔었는데 ABC마트가 일본기업인 사실은 전혀 몰랐다. 충격적이다”며 “불매목록이 하나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ABC마트가 일본기업인 사실을 그동안 잘도 숨겨왔다”며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기업 ABC마트 제품 불매를 선언한다”고 불매운동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업계에서도 ABC마트가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매출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ABC마트의 경우 고정 소비자층, 즉 마니아층이 있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숨겼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알 권리와 연결된 문제인 만큼 전범기업임을 숨기지 말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 한 누리꾼은 “ABC마트는 숨어서 팔지 말고 당당하게 팔아라”면서 떳떳한 경쟁과 판매를 통해 수익을 벌어들일 것을 강조했다.


소비자 신뢰 와르르… 모르면 낭패 “가격이 달라”


이외에도 ABC마트는 지난해 3월 가격 문제로 인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ABC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일부 제품은 아동화, 여성화 제품의 디자인과 사이즈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에게 직원이 동일한 제품 중 고가제품인 여성화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소비자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신발사이즈 220~225mmm를 착용하는 20대의 A씨는 지난해 2월 ABC마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발이 작아 아동화 제품도 자주 구매했던 A씨는 서울에 위치한 ABC마트 매장을 찾았고, 제품을 보던 중 같은 디자인의 키즈화와 여성화가 진열된 것을 봤다. 225mm사이즈를 모두 착용해봤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2만원가량 저렴한 아동화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구매를 마친 후 A씨는 영수증을 확인하는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금액이 여성화로 결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즉각 환불 요청과 항의하니 직원은 그제야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사과했다.


당시 이를 취재했던 <스카이데일리>는 225mm사이즈의 두 제품에 대해서 ABC마트 측에 다시 문의했고 당시 마트 측은 “디자인은 같은데 키즈라인이라 250mm까지 밖에 안 나오고 성인용은 290mm까지 나오는 것뿐이다”며 “거의 차이는 없지만 225mm사이즈를 신어도 어쨌든 성인 여성용이고 아동용이다 보니 조금 차이는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결국 ABC마트 측은 소비자가 많은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의 착용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구매하기 전 이루어져야 할 기본적인 차이조차 설명해주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이 같은 금액 차이를 인지하지 못할 경우 더 비싼 가격에 구매를 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스페셜경제> 측은 ABC마트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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