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SK이노베이션이 중국의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의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이하 BESK)의 지분율을 기존 40%에서 49%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13년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 함께 10억위안(1682억원)을 들여 BESK를 설립했지만, 보조금 제외에 따른 주문량 감소로 지난 2017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중국 창저우에 7.5GW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이후,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SK이노베이션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지난해 3?4분기에 진행된 BESK 유상증자에 참여해 관련 지분을 49%로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분 추가 확보 등을 위해서 총 1146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이 BESK 설립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율이 기존 60%에서 51%로 감소했다.


물론 BESK의 경영권은 여전히 중국 SPC 측이 가지고 있지만, 의결권이 증가한 만큼 향후에 SK이노베이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지분 추가 확보는 BESK
가 지난해 8월 설립한 배터리 생산 담당 자회사 BEST를 설립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BEST는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이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건설투자비와 운전자본 등의 자금 50억위안(8,415억원)은 양측이 분할 출자 형태로 2020년까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BEST 지분 100%를 BESK가 보유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생산 공정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려면 유상증자를 통해 의결권 확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배터리 시장 공략 계획은 BESK의 지분율을 높인 지난해 3?4분기부터 속도가 붙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중국 창저우시에 4000억원을 투입해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과 세라믹코팅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의 모회사인 SK㈜는 2700억원을 들여서 배터리 부품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 지분을 인수하는 등 SK그룹 차원의 행보를 보였다. 특히 오는 2021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정책이 폐지될 예정인 만큼 관련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한국 업체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전망으로 보인다.


이에 BESK의 향후 역할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BESK는 지금까지 SK이노베이션이 한국에서 생산한 셀을 수입해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팩을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 다만, BESK는 설립 이듬해 지난 2014년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사드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2017년과 2018년에도 62억원과 60억원의 당긴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만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82억원과 63억원을 기록해 공장 가동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때문에 BESK는 향후 BEST의 모회사 정도의 역할만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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