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영국이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Brexit) 연기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메이 총리가 EU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서한은 이날 또는 익일 보내질 예정이고,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당초 예고한 바와 같이 20일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복안을 내비쳤다.


대변인은 “만약 승인투표가 내일(20일) 열리려면 오늘 안건을 상정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영국의회가 아무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자 오는 20일까지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다시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는 만약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는 기술적으로 연기할 수 있겠지만,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장기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전날 성명을 내고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실질적 변화 없이는 제3 승인투표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말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의회 규약에서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을 근거로 내밀었다.


이날 메이 총리 주재로 90분 동안 진행된 내각회의에서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의견 일치나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자신의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각료들의 의견만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BBC는 메이 총리가 6월 말까지는 일단 브렉시트를 연기하겠지만 이를 추가 연기하도록 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EU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메이 총리가 단기·장기 연기 두 가지 방안을 모두 준비했으며 둘 가운데 어느 것을 EU 측에 제시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와 투크스 상임의장은 이날 더블린에서 만나 공동 성명을 내고 “목요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영국이 어떤 제안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또 “EU 정상들이 아일랜드에 매우 강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투스크 의장이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브렉시트부 스티븐 바클레이 장관은 이날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원의원 과반이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원하면 하원의장이 이를 막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하원의장 성명으로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노 딜’ 브렉시트보다는 (브렉시트를 하지 못하는) ‘노 브렉시트’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 장관은 이어 의회를 정회한 뒤 새 회기를 시작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매 의회 회기 개시에 앞서 여왕 연설을 하는데, 여왕에게 요청해 새로운 회기를 다시 추진함으로써 기존 합의안을 제3 승인투표에 부칠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바클레이 장관은 “여왕을 브렉시트에 관한 이슈에 개입시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