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1만4800, 포드 5000, 폭스바겐 7000 모두 줄인다는데…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업계가 세계적인 인력감축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에서는 오히려 생산직 1만명을 새로 충원하라는 노조의 압박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9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노조 지도부에 2025년에는 생산직 일자리가 최소 7000여개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현대차의 생산직 인원은 3만5000명으로 이는 전체생산직의 20% 수준에 해당한다.


이처럼 인력감축이 예상되는 이유로는 내연기관차 엔진보다 생산과정이 단조로운 전기차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제조공정 개선에 따라 물류자동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시장 추세에 따라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인 상황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량을 2025년 국내외 약 4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연간 국내공장 조립 자동차대수는 약 175만대로 25%의 수준이다.


현대차 사측이 노조 측에 내민 제안은 ‘생산직 퇴직자 대체 채용 중단’이다. 필연적인 인력감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위한 방편이라는 주장이다.


인원감축 움직임 전세계적 필연


향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인력감축 움직임은 전세계적인 추이가 됐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비용 절감과 전기차·자율주행차 개발 집중을 이유로 향후 5년간 7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양대산맥 포드도 지난 15일(현지시간) 비용절감을 이유로 독일에서 500명을 감원하고 영국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직원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포드는 유럽시장에서 지난해 3억9800만달러(약 4500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에 동년 말 유럽 15개 공자의 대규모 인력감축 및 비인기 차종 생산중단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었다.


또 하나의 미국 양대산맥 제너럴모터스(GM)도 작년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분야 투자를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만4800명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토 타타그룹에 매각된 영국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도 지난 1월 금년 안에 45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차 역시 중국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최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그룹 내 기아자동차도 중국 장쑤성 예청 1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대 인원감축 알면서도…신규채용 압박 하는 노조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노조는 해마다 정년퇴직하는 인원만큼 신규채용할 것을 사측에 주문하고 있는 것은 물론, 향후 사측과의 단체협약 협상에서 정년을 현재 만60세에서 65세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노조는 2025년까지 1만7000여명이 퇴직할 것이라며 같은 수만큼의 충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1만명 이상의 신규인원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협약 조항 제44조에 따르면 ‘정년퇴직 등의 이유로 결원이 생길 경우 필요인원은 정규직으로 충원’해야 한다며 이같은 압박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 측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돌입하게되면 향후 전기차 생산 증가에 따른 인력수요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권을 위해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전국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 노조는 전월 ‘미래형 자동차 발전 동향과 노조의 대응’보고서에서 2030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 비중이 25%에 이르면, 생산직 근로자가 현재 인원에 비해 5000여명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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