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작년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순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이는 정부의 신(新) 남방 정책으로 베트남 순익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현지 법인·지점 등 해외 점포에서 올린 순익은 9억8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2%인 1억7900만 달러 증가했다. 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해외 점포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7년에는 7.7%였으나 지난해인 2018년 8%로 확대돼 이익의 10분의 1가량을 국외에서 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유형별로 보면 이자 이익(18억6990만 달러)이 18.1%, 수수료 등 비 이자 이익(5억7450만 달러)이 16.2%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연체 등으로 못 받을 수 있는 돈을 비용에 반영한 충당금 전입액(2억2810만 달러)이 223.7% 증가했지만 다른 이익 대폭 증가로 전체 순익 증가세를 끌었다.



지역별로는 홍콩의 순이익이 1억7460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1억5380만 달러, 베트남 1억3180만 달러, 일본 9000만 달러, 인도네시아 8710만 달러, 영국 6840만 달로, 미국 6310만 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이 지난 2017년 6100만 달러 대비 116%라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이 1000억원 가량의 순익을 내는 등 국내 금융사의 현지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홍콩 순익 또한 각각 42%, 41% 늘었다.


아울러 해외 점포 건전성도 개선됐다. 작년 말 기준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0.6%로 전년 대비 0.3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전체 여신 가운데 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으로 분류한 여신의 비중으로 알려졌다. 해당 비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떼일 우려가 있는 부실 채권의 비중이 줄었다는 뜻이다. 해외 점포 총자산 1142억5000만 달러는 현지 대출 증가에 힘입어 1년 만에 8.9%인 93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또한 국내 은행의 신규 해외 진출도 신 남방 국가인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은행 신설 법인·지점·사무소 등 해외 점포 7개 가운데 4개가 캄보디아였다. 3개 점포는 지점 전환 등으로 문을 닫아 39개국 185개에서 189개로 전체 해외 점포가 4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19개, 중국 16개, 인도 15개, 미얀마 12개, 홍콩 11개, 캄보디아 10개 등 전체 해외 점포의 70%인 131개가 아시아 지역에 위치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현지화 지표 종합 평가 등급은 금감원 자체 측정 결과 2등급으로 지난 2017년 2-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현지 자금 운용 비율과 현지 예수금 비율 등의 개선이 주를 이뤘다.



[사진출처=금감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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