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최근 원자재 관련펀드에 700억원대 자금이 몰리며 금융투자업계는 한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원자재펀드 수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원자재펀드(11일 기준, 45개)는 올해 들어 5.85%의 수익률을 냈다. 아울러 최근 6개월간 원자재펀드에는 709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이 기간 대부분의 펀드섹터에서 자금유출이 있었다는 점을 두고 보면 원자재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원유 관련펀드들의 수익률이 특히 호조세를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은 각각 24.93%, 23.56%의 수익률인 것으로 집계됐다.


ETF를 제외한 수익률 상위권인 다른 펀드들도 유가가 기초자산이었다. 22.77~22.85%의 수익률을 낸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은 주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외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이 파생상품들은 세계 경제와 원유시장, 주가,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경제변수인데 수익에 다소 변동성이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값은 수요감소 우려와 미국의 공급확대 압박에 작년 말 배럴당 45달러대까지 내렸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정책에 힘입어 이번해 50달러대를 회복, 지난 11일 기준 56.79달러까지 오른 상황이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6월까지 감산정책을 지속할 것을 재차 밝히면서 유가 관련 펀드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 자산인 금과 관련한 기업이나 금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금펀드 역시 최근 수익률이 올랐다. 금펀드(11개)는 6개월간 10.81%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수탁고는 370억원 증가했다.


동일 기간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금펀드로는 자산운용사별로 IBK자산운용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22.52~22.57%, 블랙록자산운용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 15.44~17.71%, 신한BNP파리바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5.41~16.10% 등이 있다.


특히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은 해외주식형 펀드로 주로 금광업 관련 상장 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해 수입을 얻는다.


금값 상승세와 맞물려 금펀드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연초 이후 시작된 글로벌 증시 랠리에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이번해 1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작년 8월 1174달러 수준이었던 금 시세는 전월 14%가량 상승한 1340달러선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차익실현 매물 유입 등으로 1280~1290달러대 조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조정기를 지난 뒤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자재시장에서는 에너지(원유), 산업금속(구리) 등을 위험자산으로, 귀금속(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한다.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은 보통 한쪽이 강세이면 다른 한쪽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다만 최근 이들의 동반상승 현상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달러 약세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와 미·중 무역협상, 저금리 기조 등 대외적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원자재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진행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자재 수요둔화 우려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투자 증가로 비철금속 가격의 상방압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원자재펀드 가운데 농산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의 수익률은 다소 저조한 편인데 소폭 개선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중순 부셸당 5달러 아래로 떨어진 소맥(밀) 가격은 이번달 들어 4달러50센트를 하회했다. 지난해 러시아, 호주 등 경쟁국 생산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강세를 보이던 소맥값은 글로벌 기후 개선, 미국산 수출경쟁력 악화, 기말재고 증가 부담 등으로 약세 전환했다.


하지만 미국산 소맥가격이 지난 한 달간 조정을 통해 경쟁국 대비 프리미엄을 제거하며 수출 경쟁력이 상승한 덕에 소맥가격의 추가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3월 미국 농무부(USDA) 수급전망보고서에서도 기말재고 전망치를 높인 수출 감소 우려도 차츰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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