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보유세와 거래세 등 각종 조세부담의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들쭉날쭉하게 나타나면서,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똑같은 재건축 단지이거나 실거래가 상승률이 비슷한 주택 간에도 공시가격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39만호의 공시예정 가격을 공개하고 소유자 의견 청취에 착수했다.


앞서 국토분 측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수준인 현실화율을 68.1%에 맞췃다는 입장이지만, 분석 결과 단지별 편차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현실화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8차(전용 52.74㎡)의 경우 통합 재건축 호재로 올해 공시이 지난해 41% 넘게 오른 9억 2800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1월 실거래가(14억 7500만원)와 비교하면 현실화율은 63%에 그쳤다.


이에 반해 잠실 주공5단지(전용 82.61㎡)는 올해 공시가격이 13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말 신거래가 18억 1000만원 대비 현실화율이 75.6%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재건축단지 사이 현실화율이 1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올해 1월 1일자 공시가격이라 연초 가격 변동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조사 시점의 시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현실화율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우세한 상황이다.


심지어 비슷한 지역에 지난해 실거래가 상승률도 비슷한데도 동떨어진 현실화율이 적용된 사례도 발견됐다. 서울 구로구 SK뷰 아파트와 롯데아파트는 모두 구로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용면적 84㎡의 지난해 실거래가 상승률도 30%가량으로 비슷했다. 문제는 SK뷰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3억 1500만원에서 3억 5600만원으로 13% 오른 반면, 롯데아파트 상승폭이 3억 5500만원에서 4억 3900만원으로 상승폭이 24%나 인상됐다.


이로 인해서 현실화율은 SK뷰 아파트가 61.3%, 롯데아파트 68.5%로 약 7%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값은 더 싼데, 시세반영률이 높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전용 121.95㎡)의 올해 공시가겨은 6억 6200만원이다. 지난해 10월 12억 50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시세반영률으 52.9%인 것이다. 반면에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전용 114.88㎡)은 작년 실거래가가 9억2,000만원(공시가격 5억5,900만원)으로 가격은 더 낮지만 시세반영률(60.7%)은 8%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지역에서도 단지별 격차가 컸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지난해 집값이 약세를 보였던 부산 해운구의 우동 해운자이 1단지(전용 59.95㎡)는 공시가격이 3억 3600만원으로 지난해 말 실거래가(4억6,000만원) 대비 현실화율이 73%인 반면, ‘광주의 대치동’이라 불리며 작년 집값이 2배가량 올랐던 광주 남구 봉선동의 일부 아파트는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60%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공시가격 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8%나 급등한 봉선동 쌍용스윗닷홈 전용 20.53㎡의 경우 지난해 말 실거래가(12억4,000만원) 대비 현실화율이 56%에 머물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택 가격과 보유세 간 형평성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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