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IBK기업은행은 IT정보부 이 모 과장이 내놓은 보이스피싱 방지 앱 ‘IBK피싱스톱’을 18일부터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수법도 날로 지능화됨에 따라 IBK기업은행과 금감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세 기관은 지난해 11일부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화사기 실시간 차단 인공지능 앱 ‘IBK 피싱스톱’ 공동개발에 나선 바 있다.


해당 앱은 통화 내용의 주요 단어, 패턴, 문맥 등을 기존 피해 사례와 비교 분석 후 보이스피싱 확률 80% 초과 시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18일부터 시범운영되는 이 앱은 우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사용자와 기업은행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 비회원이면 앱 설치 후 연결되는 기업은행 모바일웹사이트(IBK큐브)에서 비대면 계좌 개설 후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정도 시범적으로 운영 후 개선·보완해 전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과장은 지난 2013년부터 기업은행 IT정보부에서 일해 오다가 2017년 3월 보이스피싱 방지 앱 개발을 시작했다. 관심사가 같은 직원 5명과 함께 사내 자발적 학습조직을 결성해 실행에 옮긴 것이다.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지난 2016년 45921건, 2017년 50013건, 지난해는 70218건으로 날로 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44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도움이 되고자 이 과장은 앱 개발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보이스피싱 추정 발신번호만 판별해주는 앱이 대부분으로 통화 내용 분석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최신 기술인 AI를 직접 공부해야 했던 것이다.


그는 일과 후나 출퇴근 중 관련 기술 및 사례를 공부하며 6개월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지난 2017년 11월 사내 COP 발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IT그룹 정식 업무로 앱 개발이 채택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그는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연구 논문을 읽고 주말에도 IT업계 직장인 스터디 모임에 참여해 AI관련 기술을 공부하는 등 앱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주관 ‘2018 빅데이터 플래그십 선도사업’에 직접 작성한 100장이 넘는 제안서를 제출해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앱 개발에 큰 도움이 됐는데, 지원금 4억8000만원과 NIA의 중개로 금감원의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8200여건을 제공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사례가 많아야 AI 기계학습이나 보이스피싱 분석 시 정확도가 상승하므로 앱 시범 사용에서 정확도가 높게 집계된 데 금감원 피해사례 제공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과장은 “갈수록 첨단화되고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을 정확히 탐지하려면 지속적인 앱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앱 이용자들로부터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 등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가까운 영업점이나 고객센터 등을 통해 앱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거나 은행 홈페이지 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댓글을 남겨주는 등 이용자들에게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사진출처=금감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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