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와대의 개각 인사 방식에서 출신지역 대신 출신고교를 발표한데 대해 “상당히 치졸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부겸 장관의 정부 비판 발언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 오후 질의에서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행안부 장관에 내정됨에 따라 김 장관의 이날 질의는 사실상 마지막 국회 업무보고다.
윤 의원은 “장관 일곱 분 개각이 됐는데 TK(대구·경북)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출신 지역을 숨기고 출신고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 호남 출신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로는 4명이었다”며 “특정 지역이 소외감을 느끼는 불균형 인사는 빨리 시정돼야 한다. 국회로 돌아오면 목소리를 같이 내 달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출신고별로 발표하는 발상은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정부 내에서 상당히 치졸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제가 국회로 돌아가서 그런 문제에 앞장서겠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8일 개각 명단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출신지를 제외한 출생연도와 출신고교·대학 등 주요 학력과 경력만을 공개했다.
장관 후보자들의 출신 고등학교 지역은 △서울 경기고(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서울 배문고(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서울 대신고(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서울 수도여고(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강원 동해 북평고(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천 제물포고(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경북 구미 금오공고(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분포로 서울 4명·강원 1명·인천 1명·경북 1명이 된다.
그러나 출생지를 기준으로 재분류를 하면 △전북 3명(진영·조동호·최정호) △광주 1명(박양우) △부산 1명(문성혁) △경남 1명(박영선) △강원 1명(김연철)의 분포로 청와대 발표에는 안 보이던 호남 출신이 4명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지연 중심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는 데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출신지라는 게 객관적이지도 않아서 그곳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성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출생만 하고 성장은 다른 곳에서 해온 분들도 있다. 불필요한 논란을 끌지 않기 위해 이번에 고등학교 중심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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