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올해 첫 ‘네 마녀의 날’인 오는 14일에는 마녀들이 큰 심술을 부리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지표를 봤을 때, 대규모 매보보다 매수 우위의 수급 흐름이 지속된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현물 차익실현을 공략했던 외국인들이 3월 동시만기를 기점으로 순매수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네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다. 3월, 6월, 9월, 12월 둘째 목요일에 발생해, 올해 첫 ‘네 마녀의 날’은 이달 14일이다. 4가지 상품이 동시 만기돼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위칭데이)로 불려 왔지만, 지수선물과 옵션 종류가 늘면서 마녀 숫자를 특정하지 않고 동시만기일로 부르는 추세다. 이날은 파생상품과 연계된 현물 주식 매매는 정리매매로 시장에 쏟아져 나가 변동성 장세를 보여왔다.


오는 14일은 10명의 마녀가 한꺼번에 온다. 코스피200 선물·옵션,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 코스닥150 선물, 변동성지수 선물, KRX300 선물, 섹터지수 선물, 개별주식 선물(133개 종목), 개별주식 옵션(33개) 등의 만기가 14일 동시에 도래한다.


하지만 이번 3월 동시만기는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번 동시만기에는 차익잔고의 청산 마무리 시점이어서 활발하게 청산되기보다 이연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규모로 출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월 배당 규모와 동시만기의 핵심 변기인 스프레드(근월물·원월물 가격차), 공매도 추이 등 만기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주요 변수들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인이 그다지 잡히지 않는다는 것도 이러한 전망의 요인이다. 스프레드는 외국인과 투신의 매수 만기 연장 덕택에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스프레드 거래의 중심이 되고 있는 외국인들은 선물 매수 롤 오버의 기회로 이용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현재 스프레스 괴리차는 좁은 수준이라 롤 오버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3월 분기 배당은 작년 수준과 비슷하고, 공매도 비중도 시장을 위협할 만큼 높지 않다. 만약 현재와 같은 조건이 유지되면 긍정적인 만기 효과가 나올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첫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매수 롤 오버와 스프레드 가격 상승, 매수 우위 만기가 겹치는 상황을 기대하는 눈치다. 12일 코스피가 이틀째 1%대 가까이 오름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오는 5월, 8월, 11월로 예정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이라는 복병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외적 변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EM) 추가편입으로 패시브 자금이 한국 증시로부터 빠져나갈 것이라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매도 롤 오버에 나서면 3월 동시만기일은 최악의 날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네 마녀의 날’ 핵심 변수는 외국인의 롤 오버 방향과 규모로 보인다. 아직은 외국인의 매수 롤 오버가 확인되고 있어 경계 신호가 발동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동시만기일이 코스피·코스닥 사이즈 지수 정기변경 일정(3월15일)과 맞닿아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간 코스닥150지수의 강세 등을 보면 코스닥100 대형주 지수의 전술적 유용성은 이번 동시만기를 기점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닥 절대 시총상위 100대 대형주에 시장의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아울러 대형주 지수에 편입한 기업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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