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주식시장에 무게를 둔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이 지난해 손실을 피하지 못했지만, 주식보다 대체투자에 집중한 주요 공제회들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AI) 부문에서만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수익률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26조 2097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교직원공제회’의 2018년 연간 수익률은 4.1%로 집계됐다. 주식 부문에서는 16%의 손실을 면할 수 없었지만, 기업금융(12.7%)과 대체투자(10.2%) 등 부문에서 얻은 성과로 전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


지방행정공제회의 지난해 기준 수익률도 4.0%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2653으로 공제회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자산규모는 12조를 넘기며 공제회 2위 자리를 지켰다. 주식 부문에서 12.8%의 손실을 봤지만, 대체투자로 10.2%의 수익을 본 덕분이다.


이 두 공제회가 대체투자의 덕을 본 것은 전체 자산 중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다. 국민연금도 대체투자에서 견고한 수익률을 냈지만, 대체투자 비중이 이들 공제회보다 낮아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교직원공제회의 기업금융·대체투자부문 자산 규모는 약 15조 원 정도로, 전체 자산의 56.6%나 차지한다. 교직원공제회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나 벤처캐피탈(VC) 등 펀드에 출자해 얻은 성과를 기업금융 부문에, 사회기반시설·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은 대체 투자 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의 대체투자 관련 자산 규모 또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나 된다.


반면,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은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준 0.9%의 운용 손실을 봤다. 보유자산 가운데 34.7%를 차지하는 국내외 주식이 각각 16.8%, 6.2%의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대체투자 부문만 보면 교직원·행정공제회보다도 높은 수익률(11.8%)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비중이 12.0%에 그쳐 손실을 상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사학연금·공무원연금도 대체투자 부문에서 8% 넘는 수익 성과를 기록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미만으로 적은 편이라 결국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두 공제회의 대체투자 성공은 이들 공제회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한 투자은행(IB) 및 운용사들의 역량이 핵심적이었다는 관측이다.


교직원공제회는 현대차증권이 모집한 도시바메모리 비전환 우선주 투자의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했던 것으로 큰 수익을 냈다. 미국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은 작년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서 셀다운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 중 일부를 매입했다. 이 거래의 판매 주관사로 선정된 현대차증권은 교직원공제회와 새마을금고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펀드를 조성한 뒤 이에 투자했다.


행정공제회는 작년 판교 알파돔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투자했다. 판교 6-3블록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9.2%(1969억 원)의 이익을 얻었고, 이 수익금으로 6-1, 6-2블록에 재투자해 또 다른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 두 공제회가 공통으로 참여한 주요 투자로는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인수 건이 있다. 영국계 부동산펀드 운용사 M&G리얼에스테이트는 작년 7월 1조1200억 원에 센트로폴리스를 인수했다. 이는 서울 도심에서 현재까지 매매된 오피스빌딩 중 가장 높은 금액으로 기록된다. M&G의 센트로폴리스 인수에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는 각각 2,500억, 1000억 원씩 투자했다.


연기금과 공제회들은 대부분 대체투자 자산을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높여 작년 12%에서 오는 2023년까지 15%로 높일 방침이다. 교직원공제회도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작년 말보다 1.3%포인트, 0.5%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행정공제회는 앞으로 58%의 비중을 유지하지만, 우량 해외 딜소싱에 더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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