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각) 실시한 두 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의원 633명의 투표 결과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또 부결되면서 메이 총리는 “실망”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영국 의회가 12일(현지시간) 진행한 두 번째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2차 승인투표에서 반대 391표 대 찬성 242표, 149표차로 또다시 부결됐다. 지난 1차 승인투표에서 230표차로 부결됐던 것보단느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의원들은 테레사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영국이 유럽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는 3월 29일로 약 2주가 남은 상황이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브렉시트 기한 연장, 노딜 브렉시트, 메이 총리의 사임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타남에 따라 바로 다음날인 13일 영국 의회는 예정대로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게 됐다.


만약 13일 표결조차 부결되면 결국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연기 의사를 밝힐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승인투표가 부결된 직후 “실망”이라고 즉각 발혔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 ‘유럽연구단체(ERG)’는 이날 2차 승인투표 부결을 이끌었다. ERG의 핵심 인물인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표결 전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대해 “옳은 방향인지 명확히 밝히기 이르다”라고 말하며 의회에 파동을 일으켰다. 리스-모그 의원은 기자들에게 “다음 단계는 ‘노 딜’ 브렉시트다”라고 말했다. ERG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 아무 합의 없이 유럽을 떠나는 ‘노 딜’을 찬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가 ERG의 승리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특히 노딜에 관해 의원들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수당 닉 볼수 의원은 “중도파 보수당 의원들은 EU 탈퇴 시기 연장이나 소프트 브렉시트 협상 등을 위한 초당적 합의를 이어가겠다”며 ERG를 꺾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의회 내 메이 총리의 입지는 더욱 약해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정부의 주요 정책에 관한 표결이 하원에서 두 번 연속 패배한 건 영국 정치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의회가 메이 총리의 불신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원 의원들은 현재 브렉시트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우선 당장 총리직을 대체할 사람을 찾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를 신임하는 의원들은 2차 승인투표가 부결되면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조기 총선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여러번 경고했다. 정권이 바뀔 위험을 우려하는 것이다.


노동당 내에서도 브렉시트라는 중대한 사안을 앞두고 총리의 사임에 힘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노동당은 다만 한동안 제2 국민투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연기는 14일 의회 표결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는 14일 의회의 표결 결과에 달려 있다. 메이 총리는 만약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면 이는 제한된 짧은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없다.


브렉시트 연기에서 가장 문제되는 점은 오는 5월 진행될 유럽의회 선거다. EU 집행위원회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지난 11일 “5월 23~26일 개최되는 유럽의회 선거 전에 영국의 EU 탈퇴가 끝나야 한다”면서 “그 전까지 영국이 EU를 떠나지 않으면 그들은 법에 의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장이 꼭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브렉시트 연기와 관련해 EU와 합의된 바가 없다는 뜻도 내비친 것이다.


14일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각 당이 어떠한 안건을 내놓느냐에 따라 연기 여부, 연기 방식, 혹은 연기 기간이 바뀔 수 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의회가 정부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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