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최근에는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PC에 쓰이는 소매용 D램 가격이 5만원 밑으로 하락하면서 약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올해 수출 전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가 국낸 총수출의 20.9%를 차지하는 핵심산업인 만큼 가격하락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일 전자제품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삼성전자 DDR4 8GB(기가바이트) PC4-21300 D램 가격은 4만8900원을 기록하며 5만원선이 붕괴됐다. 이는 지난해 4월 9만 9270원이었던 것에 반해서 50.7%나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또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가격 지표 또한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기랙익스페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은 5.13달러로 지난 1월보다 14.5% 내려갔다. 이는 지난 1월 17.24%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두 달 동안 이어진 폭락으로 인해 올해 들어 D램 가격이 29.3%나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D램 가격 하락은 당초 시장 조사 기간의 예상보다도 빠르다. D램익스체인지는 연초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19.5%로 하락하고, 2분기에도 12.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2월까지만 3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예상보다 가파른 가격 하락으로 인해서 시장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당초 하반기 가격 반등을 예상하는 이른바 ‘상저하고’론이 주류였지만, 길게는 내년까지도 가격 상승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JP모건은 지난 1996년 이래 D램 가격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2018년 상승했던 반도체 평균거래가격(ASP)이 2020년까지 하강기를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당분간 D램 가격 하락 추이가 지속될 것이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재고가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연초 예상과는 달리 데이터센트 등 개형 고객사의 D램 재고량도 6주치 이상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새 CPU출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 기존 설비 투자가 높은 수준을 보였던 것도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당장의 설비투자 감소가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 측은 “일각에선 제조사 설비투자 감소로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하락세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공급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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