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한국철수설이 꾸준히 제기 돼 온 한국지엠(GM. 제너럴모터스)와 관련, 산업은행과 미국지엠간의 그간 알려지지 않은 문서가 공개되며, 5년 뒤인 2024년 이후 ‘한국지엠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면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산은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미국지엠은 한국지엠의 우선주를 2024년 이후 도로 사갈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산은의 지분율이 떨어져 지배력을 상실하게 되고 한국지엠은 별다른 제재 없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일 서울경제신문은 미국지엠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르면) 한국 산은이 7억2,000만달러어치의 연간 누적 1% 이자율인 한국GM의 우선주를 사갔고 발행일로부터 6년이 되면 발행 당시 가격에 되살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지엠이 콜옵션을 통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현재 83%인 지분율이 상승하고, 동시에 산은의 지분은 비토권 마지노선인 15% 밑으로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같은 논리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국내시장 철수를 마음먹으면 산은이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게 된다.


이에 신문은 업계전문가들이 산은과 미국지엠의 이면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이 도래했을 때 한국지엠이 경영상황에 따라 국내철수를 결정하면, 산은이 투자원금(8,000억원)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지배력을 포기하는 계약을 체결키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앞서 산은과 미국지엠은 작년 파산위기에 처한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년 5월 총 71억5,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데 합의했다. 이 중 미국지엠은 한국지엠에 빌려준 28억달러(약 3조원)를, 산은은 동년 5월과 12월 두 번에 걸처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을 출자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받았다. 당시 산은의 이같은 판단은 자산매각 등에 대한 비토권(지분 15%)을 유지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됐다(보통주 비율 미국지엠 83% : 산은 17%). 다만 이는 미국지엠이 콜옵션을 감안하지 않았을 때의 얘기다. 사실상 미국지엠이 콜옵션을 행사해 3%의 우선주만 되사들여도 산은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산은은 자사 또한 우선주 투자금 8000억원 전액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방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이면합의'가 있다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또한 '비토권 상실', '지배력 포기', '철수가능' 등의 내용도 명확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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