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한 정부의 9?13 대책 이후 쏟아진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으로 인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통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주택시장에서는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13 부동산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은 급감하고, 가격 하락폭도 0.1% 내외로 더디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주택시장에 매물로 이끌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정부의 바람대로 주택시장 무게 중심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1% 하락했으며, 강동구가 –0.24%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양천(-0.22%), 강남(-0.21%), 동대문(-0.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대단지와 신규 입주단지 인근 등에서 매물 누적 등으로 인해 ▲동대문(-0.20%) ▲용산(-0.16%) ▲성동(-0.15%) ▲마포구(-0.10%) 등 종로구(0.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하락했다.


이렇게 수치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체감으로 그렇지 않은 걸까?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난 2~3년간 가파르게 급등한 것에 비해서 하락세가 완만하다보니 체감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서울 집값은 6.2%나 올랐다. 결국 올라간 것에 비해서 떨어지는 양상이 미미하다보니, 아직 매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 집값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또한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다보니,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거래는 1563건으로, 지난 2006년 거래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일정수준의 호가를 고집하는 매도자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매수자간의 치열한 눈싸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거듭된 규제 정책으로 집값 하락세가 대세지만, 거래 없는 집값 하락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일부 급매물 거래를 제외하면 사실상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고 잇다는 것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봤다. 과거의 집값 하락기의 경우 8억원에 매매가 이뤄지면 다음 매도자는 7억 8000만원에 내놓고, 그 다음 매도자는 7억 5000만원에 집을 내놓는 등 단계별로 하락세를 보였다면, 지금은 급매물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정 수준에서 호가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정부의 예상대로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고, 호가 역시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사실상 ‘버티기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4월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인해서 버티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 이 같은 양상도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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