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움직임이 예상됨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사들에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FI들이 갖고있는 지분(29.34%)과 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36.91%) 중 일부를 비롯해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FI의 보유 지분을 대신 사 줄 구원군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금융지주사들은 독자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굳이 나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신한·KB·우리·하나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에게 자사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단순한 의향을 문의 차원으로 실제 지분 인수추진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이같은 제안을 할 수 있는 배경으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생보사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꼽는다. 신한금융은 최근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이를 보완해가는 모습이지만 KB·우리·하나금융 등은 여전히 자사의 계열 생보사가 업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교보생명이 업계 3위권인 만큼 이들에게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이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땔 경우다. 경영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금융지주사 입장에서 굳이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현재 나머지 16%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채 교보생명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걸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반응이 떨떠름한 이유다.


사실상 금융지주사는 그 성격상 궁극적으로 완전 자회사를 희망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이 경영에 개입하고 주요 주주로 남는다면 금융지주사의 입장에서 ‘계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아울러 시장에 교보생명의 잠재적 경쟁 매물이 존재한다는 점도 금융지주사들이 서두를 이유를 반감시키고 있다. 현재 중국 안방보험이 국내 해외자산인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처리 방안을 컨설팅 회사에 상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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