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현대차그룹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압박에 강화된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으며 지배구조 재편안 발표에 곧 나설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차례 무산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좀더 주주친화적인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오는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 확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의 배당확대 압박 등에 강화된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엘리엇의 특별배당 요구액인 2조5000억원에 더해 3년 동안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 등 중장기 실적개선 가이던스를 내놨다.


정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될 시 주주동의를 얻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달 안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처럼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골자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상반기 안에 신속히 개선되면 정 수석부회장이 핵심기업의 지분율을 극대화하는 공격적인 계획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정 수석부회장은 배당을 온전히 취할 수 있고, 일감몰아주기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처분 가능해진다.


이는 작년 지배구조 개편안을 일부 수정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분할)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면서도, 합병비율을 교정해 주주들의 불만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후 합병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차가 보유한 (존속)현대모비스 지분과 교환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이 (존속)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7.0%)이나 현대제철의 지분(5.7%)은 상속이나 매입으로 직접 취득한다. 다만, 이 경우 합병비율 교정을 정당화할 논리가 요구되며, 정 수석부회장의 (존속)현대모비스 지분율이 감소할 수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방식의 개편안도 거론된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가 기아차가 가진 (존속)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면 가능하다. 정 수석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지분이 충분히 확보되고, 추후 양사간 합병을 거쳐 간접 지분을 직접 지분으로 전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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