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카드사의 수수료인상에 대한 대기업들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의 계약해지 통보는 물론 앞서 수수료인상을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통신회사 유통회사 등의 규모 및 반발수위가 커질 우려도 제기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차량 할부금융 제한 우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오는 10일과 11일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함에 따라, 5개 카드 사용자의 차량 구매가 제한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공동 결제망을 사용하는만큼 결제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현기차 매장에서 해당 카드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차량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지금까지는 한도 증액을 통한 일시불로 자동차를 구매하고 일정부분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막히게 된다.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 중단 가능성도 높다. 특히 현대차와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 중 하나카드를 제외한 신한·KB국민·삼성·롯데카드 등은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운영이 활발하다.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신용카드로 차량 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할 경우 해당 금액만큼 카드사 대출로 전환한 뒤 이를 분할상환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들의 신차금융 자산은 2013년 1조8000억원 수준에서, 2015년 3조2000억원, 2017년 7조1000억원 작년 8조5000억원을 거치며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다만, 가맹 계약이 해지될 경우 이 또한 중단이 불가피하다.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자동차 할부금융도 마련 돼 있지만, 캐피탈사 상품이 오히려 비교우위에 있어 이용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현기차와 카드사들의 협상이 결렬되면 해당 카드로 자동차 구매를 고려했던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비 자동납부, 백화점·대형마트 혜택도 증발 가능성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 인상 갈등은 자동차 업종외에 이동통신사, 유통회사 등에서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카드사와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인 것.


이들 업종에서도 계약해지 사태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백화점 등 이에 해당되는 업체의 경우 적립, 캐시백 등 기존 혜택을 받지 못하며, 아예 특정 회사의 카드를 발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통신료 자동이체 납부 등은 큰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지만 계약해지의 경우 당장 제재할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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