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서울 아파트 거래가 단절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9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서울 동작구 분양 거래가 지난달 급증했고, 성북구와 영등포구 역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규 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둔 시점에서 대출 규제로 잔금 납부가 어려운 갭투자들이 프리미엄을 낮춰 평균 호가보다 싸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서 아파트값과 전세값이 동반 하락해, 갭투자들의 대출금 역시 예상보다 커져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아파트 입주를 노리고 있는 대기 수요자들이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서 저렴한 분양권을 찾으면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가 절벽인 가운데서도,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지난 2월말 기준 141건으로 지난달 68건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작구의 지난달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68건이었다. 이는 1월 4건 대비 82건 이상이 급등하면서 서울의 전체 거래 수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동작구에서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은 대림 아파타, 보라매자이 아파트,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 듀포레 아파트 등이었다.


이 중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신대방동 보라매자였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했는데, 지난 2월달에만 52건이 거래됐다. 아파트의 전용면적59.87㎡의 분양권은 지난달 5억5333만원에서 5억8533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크기의 아파트가 5억 4733만원에서 5억 7053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사이에 시세가 1000~2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또한 지난해 8월 5억원의 웃돈이 붙어 전용 84㎡가 최고 11억6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사당 롯데캐슬골든포레 전용면적 84㎡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이달 기준 2억9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더욱이 이 일대는 기존 전세물량도 만만치 않아 새 아파트 전세 물량이 적체된 상태다. 따라서 남아도는 전세물량이 많으니 추가적으로 전셋값이 더 하락할 예상되고 있다.


동작구의 경우 지난해 10월~12월까지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상도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893가구)등 2500여가구가 입주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북구 역시 지난달 12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는데, 지난 1월 1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부쩍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입주를 앞둔 분양권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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