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연합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일본의 도시바메모리가 올해 1분기(연결기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 및 데이터센터 수요 부진에다가 낸드 플래시 가격까지 하락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4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올해 1분기 170억엔(1725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인 니혼게이자신문은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시바메모리는 지난해 6월 베인캐피털에 인수되기 전 도시바의 자회사 및 사업부였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 힘들지만, 이 회사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며 “매각 비용 등을 제외한 손익은 제로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망치는 향후 시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수익 환경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도시바메모리의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제로 가까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도시바메모리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분기 30% 후반에서 4분기 20% 후반으로 하락한 데 이어서 올해 1분기는 제로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도시바메모리 실적이 급락한 원인은 낸드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 1987년 낸드 플래시를 처음 발명한 도시바는 낸드 시장 점유율 19.2%로 삼성전자(35%)에 이어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낸드 가격은 개당 (128Gb MLC 기준) 4.22달러로 전월대비 6.64%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4년 2월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25%나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스마트폰 증산?데이터센터 증설에 대한 투자가 부진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도시바메모리가 적극 추진해 온 연내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시바메모리는 일본정책투자은행(DBI)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최대 3000억엔 출자를 추진해온 바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이 자금으로 미국 애플과 델이 보유한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주주이자 고객사인 애플과의 이해상충 관계가 상장 심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실적악화가 뚜렷해짐에 따라서 상장 역시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측은 “IPO는 변수가 많아서 현재 기업실적과 관계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장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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