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왼쪽 줄 앞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믹 멀베이니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이다. 오른쪽 줄 앞부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정은, 통역, 리용호 외무상.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북한의 비핵화 수위와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에 관심이 모아졌던 ‘하노이 선언’이 무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이 담긴 ‘빅딜’ 문건을 건넸으나 북한 김정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각) CBS와 폭스뉴스, CNN 방송 등에 출연해 이와 같이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며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고, 김정은에게 한국어와 영어로 된 문서 두 장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실질적 비핵화)이 제시돼 있었고,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이)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이 담긴 문건을 받아든 김정은의 반응에 대해선 “그는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건 속에 제시한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였는데, 북한은 매우 제한적인 양보로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일부분을 포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빅딜을 수용하도록 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미국 입장에선 실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국익이 보호됐기 때문에 나는 회담이 실패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낙관하고 있으며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본인도 최종 딜에 이르기까지 많은 역(station)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는데, 하노이에서 열린 회담은 그런 역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한 비핵화를 원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며 “김정은은 북한의 권위 있는 통치자이고 그가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우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경제 제재를 지속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지속할 준비 또는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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