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난해 8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하나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국공립어린이집 지원 MOU 체결식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이인애 인턴기자]채용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3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새 행장 후보로는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최종 낙점됐다.


하나금융그룹은 28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로 지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날 함 행장이 3연임 도전 의사를 철회한 데 따른 후속조치이다.


함 행장은 지난 2015년 9월 통합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으로 발탁됐다. 취임 이후 두 은행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출범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일궈내면서 무난하게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 사외이사 3명을 만나 함 행장의 재판과 관련해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리스크가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한 사실이 알려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재판을 받아오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감원이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난 배경에 대해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법률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고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민간 금융사의 CEO 선임 과정에 우려를 표명한 것을 놓고 관치 논란이 일었으나 함 행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쪽을 선택했다. 당국의 압박 등 각종 부담감이 떨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하나은행장으로 추천된 지 후보자는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이후 현재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치면 차기 행장에 오르게 된다.


지 후보는 1963년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했고, 현재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 후보는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역임해 전략과 재무, 영업 등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은행의 위상을 강화하고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KEB하나은행을 포함한 9개 관계사 대표 후보도 공개됐다. 후보들은 다음달 21일 회사별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낙점된다.


하나카드 신임사장에는 장경훈 현 KEB하나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신임 사장에는 김희석 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하나에프앤아이 신임사장에는 곽철승 전 하나금융지주 전무가 추천됐다.


다른 관계사 다섯 곳은 모두 현 대표가 연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에는 이진국 현 사장이, 하나캐피탈에는 윤규선 현 사장이 연임한다. 하나자산신탁, 하나펀드서비스, 핀크에는 각각 이창희, 오상영, 민응준 현 사장이 연임 후보가 됐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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